■ 세계 주목받는 ‘e-코너 시스템’
4개의 바퀴 전후좌우로 움직여
현대모비스, 도로주행 최초성공
크랩주행·제로턴 기술 등 선봬
HL만도·독일 셰플러·영국 프로틴
글로벌 기업들 모듈 개발 박차
차세대 자동차 바퀴 기술인 ‘e-코너 시스템’이 미래 도심형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차별화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e-코너 시스템은 현재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대형 구동모터를 4개로 소형화해 각 바퀴에 넣은 기술이다. 자동차 90도 회전 주차와 제자리 회전까지 가능한 기술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구현을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12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e-코너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대형 구동모터가 차지하던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필요에 따라 네 바퀴가 각각 따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륜 구동방식은 뒷바퀴가 차량 앞쪽의 동력에 따라 끌려 이동하는 방식이지만, e-코너 시스템은 4바퀴가 각각 전후좌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예컨대 ‘게걸음 방식’이란 뜻의 ‘크랩(Crab) 주행 모드’에선 평행주차를 목적으로 90도 직각 이동이 가능하다. 또 대각선 주행, 제자리 360도 회전 등 다양한 특수 모션 구현이 가능해 국내나 유럽 등 좁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e-코너 시스템의 양산 사례는 없다. 다만 국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최근 e-코너 시스템에 전자식 제동, 조향 기술 등을 모듈화해 세계 최초로 일반 도로 주행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지난 4월 공개한 영상에서 e-코너 시스템을 적용한 아이오닉5 차량이 현대모비스 서산 주행시험장과 인근 도로에서 다양한 주행 모드를 시연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영상에서는 차량 바퀴를 90도로 접은 채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과 네 바퀴를 각각 다른 각도로 펼쳐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턴’이 등장한다. 크랩 주행을 하면 비좁은 공간에서 어려운 평행주차를 복잡한 핸들 조작 없이도 쉽게 할 수 있다. 막다른 골목을 돌아 나가야 할 때는 후진 없이 제로턴을 통해 방향을 180도 바꿀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e-코너 시스템의 핵심인 ‘인휠(in-Wheel)’ 기술 개발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e-코너 모듈의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으며 최근 5년 만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e-코너 시스템의 주행 데이터를 지속해서 확보해 향후 수년 내에 양산 차량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수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e-코너 시스템의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한층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L만도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처음으로 유사한 기술을 공개했다. ‘X-바이 와이어(by Wire)’로 불리는 이 기술은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을 전자신호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기술은 차 바퀴의 방향 조절과 제동을 모두 기계식으로 연결하던 기존 기술과 달리 전기 신호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부품사인 셰플러는 2018년 ‘i-코너 모듈’로 이름 붙인 바이 와이어 기술을 공개했다. 영국의 프로틴(Protean)이라는 인휠 모터 전문사는 같은 해 e-코너 시스템의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장애인 전용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Ree’ 역시 2019년 일본의 상용차 업체인 ‘Hino’와 손잡고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e-코너 시스템 모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e-코너 시스템처럼 구동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을 현재의 전기차 시장에 바로 적용하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e-코너 시스템이 미래 도심형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만큼 기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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