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명예회복 나선 신작

DC‘플래시’- 배트맨 등 코믹스 감성 잘 살려
트랜스포머 6 ‘비스트의 서막’- 로봇 간 격투 액션 비중 늘어나


영화 ‘플래시’(연출 안드레스 무시에티·14일 개봉)와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연출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6일 개봉)은 몰락한 집안의 명예 회복을 꿈꾼다는 점에서 같은 처지다. 각각 ‘DC’나 ‘트랜스포머’란 명패가 후광보단 마이너스인 이들은 유사한 전략을 택했다. 규모가 아닌 이야기 그리고 팬들의 향수를 존중하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불안 요소를 안고 있지만, 일단은 ‘못난 형’에 비해 ‘나은 아우’란 평가다.

‘플래시’는 서사를 날리고, 다짜고짜 액션을 선보였던 기존 DC 영화의 단점을 개선했다. 빛보다 빨리 달리는 플래시(에즈라 밀러)가 죽은 엄마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갔지만, 과거를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고, 대의를 위해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전류를 일으키고, 벽을 투과하고, 시간을 이동하는 플래시의 능력도 효과적으로 설명된다.

특히 ‘멀티버스’(다중우주) 개념을 활용하면서도 수많은 우주 중 왜 ‘이 우주’여야 하는가를 공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최근 마블 영화와 차별화된다. 배리가 돌아간 과거엔 또 다른 배리가 있고, 다른 배트맨이 있다. “매번 시간을 돌이킬 수 있으면서 왜 ‘이 세계’를 위해 싸우냐”는 배트맨의 질문에 플래시는 답한다. “여긴 엄마가 살아 있으니까요.”

이번 ‘트랜스포머’는 1편에서 샘(샤이아 러버프)이 범블비와 감정적으로 교류했던 것처럼, 노아(앤서니 라모스)가 새로운 로봇 미라지와 교감하는 과정을 주요하게 보여준다. 서사가 생기면서 로봇들의 개성도 더 부각됐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 군단과 동물 모습의 ‘맥시멀’ 군단, 은하계를 위협하는 빌런 ‘테러콘’ 군단의 로봇들이 어지럽게 섞여 싸워도 알아보기가 쉬워졌다. 감독은 화상 간담회에서 “모든 캐릭터에게 목적과 이유가 있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당시 흑인 문화도 적절하게 살렸다.

‘플래시’는 DC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다. 초반 배트맨(벤 애플렉)의 액션부터 초능력 없이 현란한 ‘장비빨’로 위엄을 드러내는 DC코믹스 속 배트맨 느낌을 잘 살려 기대감을 높인다. 플래시의 속도감, 슈퍼걸(사샤 카예)의 압도적 파워 역시 돋보이도록 연출했다. 노란색 바탕의 배트맨 마크부터 반가움을 안기는 원조 배트맨(마이클 키턴)을 포함해 DC를 거쳐 간 수많은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이 얼굴을 비친다. 영화는 과거에 대한 헌사와 미래를 향한 다짐을 동시에 내놓는다. 과거로 돌아가도 바꿀 수 없는 필연이 있음을 깨닫고, 앞으로 전진하는 걸 선택한 플래시의 모습은 이전 실패를 뒤로하고, 새롭게 리모델링해 나가려는 DC와 묘하게 겹쳐진다.

‘트랜스포머’ 역시 세계관을 재정비하면서도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 등 인기 있는 로봇들을 그대로 등장시켜 팬들을 안심시킨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영향력이 커졌던 미군은 일절 등장하지 않고, 로봇들 간 격투 액션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다만 두 영화 모두 약점이 있다. ‘플래시’는 순수와 광기, 평범함과 비범함을 오가며 1인 2역 ‘플래시’를 연기했던 에즈라 밀러가 불안 요소. 폭행, 주거침입부터 ‘그루밍 범죄’까지 다양한 범죄에 연루돼 논란이 됐다. ‘트랜스포머’는 전작에 비해 다소 작아진 스케일이 실망감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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