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U-20월드컵 3~4위 결정전 이스라엘에 1-3 패
실리축구로 2회 연속 4강 쾌거
이승원 3골4도움 브론즈볼 수상
이영준·배준호 등 잠재력 입증
김은중 감독 “성장한 모습 뿌듯”
우루과이, 결승서 伊 1-0 격파
사상 첫 우승하며 기쁨의 눈물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4위로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스타 선수의 부재 탓에 무관심 속에서 대회에 참가했으나 세계 4강이라는 성적으로 온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원석이었던 선수들은 스스로 보석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 이스라엘에 1-3으로 졌다. 이승원(강원FC)이 페널티킥으로 1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2019년 폴란드 대회(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진출, 가벼운 마음으로 14일 귀국하게 됐다.
대표팀은 U-20 월드컵을 앞두고 많은 관심을 얻지 못했다. 2019년 폴란드 대회 때엔 이강인(마요르카)이 참가하며 스타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번엔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을 하는 선수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프로 구단 소속으로서 주전급으로 평가받는 건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1명뿐이었다. 그래서 이번 대표팀은 이전 세대보다 전력이 약한 ‘골짜기 세대’로 평가됐다.
대표팀은 그러나 하나로 똘똘 뭉쳤고 조직력을 앞세운 경기력으로 전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의 ‘실리 축구’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로 골문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지난달 22일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 후보였던 프랑스를 2-1로 제압, 돌풍의 팀으로 시선을 끈 데 이어 16강과 8강에서 승전보를 전하면서 태풍으로 거듭났다.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은 U-20 월드컵을 통해 스타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주장 이승원(강원 FC)은 ‘선배’ 이강인을 뛰어넘었다. 3득점과 4도움으로 7개 공격포인트를 작성, FIFA 주관 남자대회 사상 한국 선수 최다 공격포인트를 챙겼다. 이강인은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2골과 4어시스트로 6개의 공격포인트를 남겼다.
이승원은 또 이번 대회 도움 1위로 브론즈볼을 받았다. 한국 남자축구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개인상을 받은 건 이승원이 3번째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브론즈볼,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했다.
이승원은 “후회 없이 월드컵을 잘 마쳐서 후련하다. 제가 그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희생과 도움 덕분”이라며 “이번에 느낀 보완할 부분, 제가 살릴 장점을 잘 다듬어서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원은 0-1이던 전반 24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승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배준호가 상대 수비수에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이승원은 과감하게 골대 중앙을 향해 오른발 슈팅, 골키퍼를 속이고 골망을 흔들었다.
장신 공격수 이영준(김천 상무)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키 190㎝인 이영준은 이번 대회 프랑스와 에콰도르를 상대로 한 골씩 넣었다.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가슴 트래핑 후 논스톱 슛을 때리는 발재간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필상의 키 178㎝로 수비수치고는 단신에 속하는 최현석(단국대)은 헤딩으로 두 골을 넣어 위기의 순간에서 대표팀을 구해냈다. 배준호는 이탈리아전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하니 동기부여 면에서 떨어질 수 있었으나 우리 선수들은 힘든 걸 참고 증명해냈다”면서 “이 선수들이 감독으로서 내 첫 제자들인데, 1년 6개월 동안 성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루과이는 이탈리아와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 사상 첫 U-20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골든볼은 득점왕(7골)에 이름을 올린 이탈리아의 체사레 카사데이에게 돌아갔다. 실버볼은 우루과이의 알란 마투로가 받았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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