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중국인 의학대학원생 인은 BBC에 이렇게 말했다. 의사 개업 면허가 있는 그는 큰 병원 취업을 희망하며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으나 그것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때 경쟁이 치열한 중국 취업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석·박사 학위는 졸업생들이 채용 가능한 일자리 수를 앞지르면서 빛을 잃었다.
지난 5월 발표된 중국 정부 공식 수치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들 중 5분의 1이 실업자인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런 환멸이 메아리치고 있다. 중국 SNS 상에서 이는 100년 이상 전에 나온 유명한 단편 소설인 ‘쿵이지(孔乙己)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 밈으로 표현되고 있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의 동명 소설 속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기 지식인인 쿵이지는 과거시험에 연연하다 밥벌이조차 못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저임금 일자리만 있는 현실에서 중국 청년층은 대학 졸업장에 걸맞은 직장을 찾는 자신들의 모습을 ‘쿵이지’에 빗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하관영 중국중앙(CC)TV와 공산주의청년단은 지난달 “쿵이지가 곤경에 빠진 이유는 학식 때문이 아니라 지식인의체면을 내려놓지 못하고 노동으로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학위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공장으로 가서 일하라고 훈계했다. 하지만, 청년들은 중국 사회가 제대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사회의 취업난과 일자리 미스매치가 사회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기득권과 청년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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