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前임원 등 7명 기소

28년 경력 ‘반도체 베테랑’
설계도·공정배치도 등 빼돌려
중국에 복제판 공장 설립 시도
삼성 30년 기술 노하우 담겨


수원=박성훈·김현수 기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를 중국에 빼돌려 판박이 공장을 설립하려 한 전 삼성전자 임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유출된 자료는 삼성전자의 30여 년 기술 노하우가 담겨 있어 최대 수조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박진성)는 12일 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혐의(산업기술보호법 등 위반)로 전직 삼성전자 임원인 A(65) 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A 씨가 설립한 회사 직원 등 공범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에서 18년 동안 상무로 근무했고 SK하이닉스에서 10년간 부사장으로 일한 국내 반도체 제조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중국 청두(成都)시로부터 4600억 원의 자본 투자를, 대만의 한 회사로부터 8조 원 규모의 투자 약정 등을 각각 받아 중국에 2곳의 반도체 제조회사를 설립한 뒤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핵심인력 200여 명을 고액 연봉을 미끼로 영입했다.

이후 그는 직원을 통해 삼성전자의 협력업체인 B사로부터 반도체 공장 설계 도면 등을 입수한 뒤 삼성전자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에서 불과 1.5㎞ 떨어진 거리에 해당 공장을 본뜬 복제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설계회사에 B사에서 입수한 자료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 유출된 자료에는 설계도면 외에 반도체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반도체 제조공간인 클린룸을 불순물이 없는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 반도체 8대 핵심공정의 배치와 면적 등의 정보가 기재된 공정 배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ED와 공정 배치도는 30나노 이하급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반도체의 공정에 관한 기술 정보로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최적의 반도체 제조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 30여 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뮬레이션, 연구개발(R&D)을 거친 바 있어 가치가 최소 3000억 원에서 최대 수조 원 상당에 이른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의 자본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이 중국에 그대로 복제돼 유사한 품질의 반도체 제품이 대량 생산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손해를 부르는 영업비밀 및 국가 핵심기술 침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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