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진짜 실력 검증받는 한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7월 1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금리 역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완화를 근거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시장과도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정점에 왔다는 시장의 인식과 달리,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긴축을 속속 단행하고 있는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이 일단 악재다. 최근 호주·캐나다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다 재개하는 ‘스톱 앤드 고(Stop and go)’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도 6월 금리 인상을 건너뛴 뒤 7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상단 기준 5.50%로 높아지면 한국과 금리 차가 2.0%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가 곧 2%대로 내려오면서 “금리를 내리라”는 시장과 정부의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로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늦어도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 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금리 인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 등 인플레 요인이 남아 있어 물가상승률이 연말에 다시 3% 안팎 수준으로 오르고, 근원물가가 더디게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주요한 근거다. 이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절대로 금리를 다시 못 올릴 거라 생각지 말라”고 시장에 직설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3주년 기념사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앞으로의 1년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가별로 물가 오름세와 경기 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에 따른 정교한 정책 대응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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