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양국 기업 리스크 최소화 나서
MS, AI사업 부문 캐나다 이전
중국은 제품·회사명 변경도 고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서 양국 기업들이 잇따라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 기업은 탈중국 전략을, 중국 기업은 중국색 지우기를 통해 사업 리스크 최소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요 외신과 중국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 축소를 고려하는 미국 기업은 수십 곳에 달한다. 한때 중국 내 직원 수가 1000명에 육박했던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마벨은 상하이(上海) 연구·개발(R&D) 센터의 엔지니어를 철수시키고 있다. 미국 컴퓨터 통신 장비업체 휴렛팩커드(HP)도 생산·조립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전자책에 이어 내달 앱스토어 서비스도 중단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전문가 네트워킹 소셜미디어인 링크트인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부문을 중국에서 캐나다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수시로 변하는 중국 정책의 불확실성, 자국 기업 밀어주기로 인한 경쟁 심화, 규제강화, 경기회복 부진 등이 탈중국 행렬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중국을 떠나는 기업은 첨단분야 등 특정 산업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화학업체로 중국에서 15개의 공장과 4000명의 직원을 둔 PPG 사(社)의 팀 크나비시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매출 3위 시장이지만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며 “(투자는커녕) 검열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중국 내 지적재산과 데이터 등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반발을 고려해 ‘중국색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밖에 공장이나 법인을 세워 ‘중국산’ 꼬리표를 떼는 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의 헬멧 제조 기업인 둥관타오뤠운동기기는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들여 베트남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생산 규모 확대나 비용 절감 목적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바이어가 우리에게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식 사명과 제품명 변경을 고민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중국 건축 하드웨어 제조업체 트라이고 엔터프라이즈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 생산제품과는 별도의 법인과 브랜드명으로 제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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