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그랜드 브리조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중 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그랜드 브리조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U-20월드컵 4강 이끈 김은중 감독의 진심어린 조언

“만족하는 순간 내리막 타
무얼 할지 스스로 찾아야”
기량 발전위한 노력 강조

“월드컵때 先수비後역습 주효
어린선수들 대단하고 기특
팀내 신뢰가 잠재력 끌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을 달성한 김은중(44) 감독이 작별을 앞둔 제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U-20 월드컵에서 사상 3번째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애초 무관심의 대상이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2019년 폴란드 대회의 이강인(마요르카)처럼 특출난 스타가 없는 데다가 전력도 떨어졌다. 오죽하면 ‘황금세대’로 불린 2019년 대표팀과 비교해 ‘골짜기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19∼20세로 꾸려진 대표팀 21명 가운데 프로 소속은 19명. 19명 중 주전급은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1명 정도였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문가와 축구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성적을 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후보 프랑스를 2-1로 꺾었고, 16강에 이어 8강에서도 승전고를 울리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12일 대표팀 숙소인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그랜드 브리조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 목표였고, 16강에 가면 모든 걸 쏟아낼 생각이었기에 스태프들끼리 잘해야 8강 정도로 예상했다. 8강전을 이겼을 땐 선수들의 대단함이 느껴지고 기특해서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은 U-20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소속팀에 돌아가면 다시 ‘무명’이 된다. 김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할 선수들에게 “프로에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만족하는 순간 내리막을 탄다고 보면 된다. 만족하지 말고 노력하며,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찾아서 하라”고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현재는 물론 이후에도 안주하지 말고 기량 발전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은 감독과 선수들의 끈끈한 유대 관계에서 비롯됐다. X세대인 김 감독과 Z세대인 선수들의 소통은 쉽지 않아 보였으나, 선수들은 진심으로 다가서는 김 감독을 믿고 따랐다. 김 감독은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선수들도 알고 있던 것 같다. 그런 게 팀 내 신뢰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팀에서 경기도 뛰고 해야 자신이 가진 것, 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 선수들은 그런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 와서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잠재력이 나와 코치진에게 ‘이게 되네요’라고 말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선 대표팀의 ‘실리 축구’도 주목받았다. 실리 축구는 수비를 단단히 한 후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 그런데 이 전술은 대회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준비했다. 빛을 발휘한 실리 축구엔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프랑스를 잡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겠다 싶어서 2주가량 준비했다. 전환에 대해 선수들에게 늘 강조해왔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으나 수비가 관건이었다. 비디오 미팅 등을 통해 수비 위치 등을 잡아줬는데, 그간 해온 게 있어서인지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주장 이승원(강원 FC)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로 꼽힌다. 이승원은 3득점과 4도움을 작성, 대회 최우수선수 3위 격인 브론즈볼을 받았다. 이승원은 김 감독의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에서 잘하고 갔다고 해서 소속팀에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여기서 배운 걸 돌아가서 잘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골든볼은 빛나는 게 다르더라. 브론즈볼을 받아보니 ‘금색’ 욕심도 났다. 성인 대표팀에서 받아보는 걸 목표로 계속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