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가 있던 술자리에 제 친구와 함께 온 남편을 처음 보고, 친구에게 꺼낸 말이에요. 그땐 상상도 못했죠. 아저씨라고 생각했던 동갑내기 노안이 연인을 넘어 제 미래 남편이 될 거라는 사실을요. 당시 제 질문에 친구는 “서른 먹은 아는 형”이라고 답했어요. 그때 저희는 스무 살이었는데, 저는 순진하게 친구의 장난(대답)을 철석같이 믿었어요. 오히려 “왜 우리가 노는 자리에 서른 살 형을 데려왔냐”고 친구에게 되물었죠. 뒤늦게 남편이 저와 같은 또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후 저와 남편은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로 4년 정도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하루는 제가 술을 마시고 남편에게 보고 싶다고 연락했어요. 오랜 기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성으로 감정을 느꼈던 거죠. 제 연락에 남편은 광주에서 제가 있는 대구까지 택시를 타고 오려고 했대요. 다행히 다른 친구가 남편을 말려서 오진 않았지만요. 저의 취중 진담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됐어요. 이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애를 시작했어요. 당시 남편은 직업군인으로 광주에서 살고 있었죠. 저는 대구에서 간호사로 교대 근무를 해서 주말에 쉬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남편은 주말마다 대구로 와서 저를 보고 다시 광주로 갔어요. 연애를 시작한 2016년부터 2018년 말 남편이 전역할 때까지 만 3년을 한결같이 저를 보러 와준 거죠.
돌이켜보면 결혼을 결심한 것도 남편의 변함 없는 저에 대한 사랑 때문인 것 같아요. 7년 연애 기간 남편은 주변 사람에게 “결혼을 안 할 수도 있지만, 하게 되면 반드시 주형이와 할 거야”라고 말했어요. 어느 순간 “만약 결혼하면 호탁이랑 할 거야”라고 말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희는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치르며, 스물에 만난 친구와 서른에 부부가 됐죠. 처음 봤을 때 ‘아저씨’라고 했던 그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