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급 생리 휴가’ 제도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치열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남성들은 “복지제도는 전 사원이 공평하게 누려야 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1년에 12번 많은 휴가와 수당을 더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실제 생리 휴가를 사용하는 일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급 휴가로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3일 직장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NH농협은행 등 일부 기업은 유급 여성 생리 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3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여성 근로자가 청구할 경우 월 1회의 생리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생리 휴가는 본래 유급 휴가였지만 주 5일 근무제가 논의되던 2003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무급 휴가로 바뀌었다. 현대자동차는 매달 1회의 생리 휴가를 주고,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을 시 통상임금을 지급한다. NH농협은행 역시 여성 근로자가 생리 휴가를 청구하면 매달 1회씩 부여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근로기준법 개정과 상관없이 유급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에 일부 남성 직장인들은 “여성들이 연휴 즈음에 단체로 사용하거나 월·금요일에만 생리 휴가를 쓰는 경우가 많다” “남은 업무는 생리 휴가를 쓸 수 없는 근로자들한테 쏠리는데 이게 성차별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등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직장인 최성재(34) 씨는 “무급이면 몰라도 유급은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들은 “생리 휴가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지만, 마음 놓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고용노동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1년 종사자 수 5인 이상 사업체 77만3551곳 중 절반(54.5%)만이 “생리 휴가를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황소현(여·33) 씨는 “생리통이 심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을 정도”라며 “회사에서 생리 휴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받은 적이 없어 출근했다가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조퇴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