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해외 병참인프라 확장 노력
트럼프 정부 인지 불구 미해결”
백악관 “방중엔 문제 없을 것”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중국 방문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중국이 쿠바에서 도·감청 시설을 운영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 상무부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장비를 중국군 훈련에 제공한 중국 기업 31개 등 모두 43개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 방중에도 미·중 관계 해빙이 가까운 시일 내 가시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청사에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수집시설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 중국이 군사력을 더 멀리 투사·유지할 수 있도록 해외 병참·주둔·정보수집 인프라를 전 세계에서 확장하려는 여러 민감한 노력에 대해 브리핑받았다”며 “중국은 쿠바 시설을 포함해 정보수집 확장을 위해 전 세계 많은 장소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쿠바 도청시설 해결에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의 정보망 확대 노력을 늦췄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방중을 전격 취소했던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언급이 방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은 쿠바 내 중국 도청시설 운영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재 중국과 관계가 긴장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국 소통라인을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고 말해 쿠바 내 중국 도청시설 보도가 블링컨 장관 방중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관보를 통해 국가안보 및 인권침해 우려와 관련해 중국 기업 31개를 비롯해 모두 43개 기업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나토 및 서방 장비를 사용해 중국군에 훈련을 제공한 중국항공산업(AVIC) 등 여러 항공 관련 업체가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중국군 지원을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상하이슈퍼컴퓨팅 기술 등도 제재 대상이 됐다.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침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기술 등을 제공한 업체들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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