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정용균(32)·장영은(여·30) 부부
저(용균)와 아내는 SNS ‘알고리즘’의 소개(?)로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저는 지난 2018년 2월 ‘다른 사람들에겐 세상 순수하고 착하지만 내 앞에서는 악마같이 귀여운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글을 올렸어요. 알고리즘을 타고 제 글은 아내 SNS 계정에도 보였대요. 그리고 아내는 제가 올린 이상형이 ‘이거 나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나요. 그리고 저에게 메시지를 보냈죠. “SNS 글 보고 연락드려요. 이게(이상형) 저 같아서요”라고요.
아내가 보낸 메시지를 시작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또 신기할 정도로 아내와 대화가 잘 통했어요. 한 달 정도 메시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니 직접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장의 무기,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해 아내에게 데이트를 신청했죠. PPT는 사실상 데이트 제안서였어요. 장소별 맛집과 놀거리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 아내에게 보냈죠. SNS에서만 연락한 사람이라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망설임도 있었는데 아내는 제가 정성스럽게 만든 PPT를 보고 안심이 됐다고 해요. 아내와 첫 만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는 연인이 됐어요.
아내와 결혼을 결심한 건 함께 간 첫 여행이 결정적이었어요. 여행 첫날, 제 실수로 숙소 예약이 취소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제가 결제를 하지 않았었더라고요. 아내는 화를 낼 법한 상황인데 오히려 “더 좋은 숙소를 찾아보자”며 저를 안심시키고 의연하게 대처하더라고요. 순간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어려움을 맞닥뜨려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애 1주년에 맞춰 깜짝 프러포즈를 했죠.
SNS 알고리즘으로 알게 된 인연으로 연인이 된 것도 신기한데 그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게 됐다는 게 가슴 벅찼어요. 프러포즈하는 제가 먼저 눈물을 보였죠. 이날 아내가 제 프러포즈를 받아주면서 저희는 2020년 4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어요. SNS에 글을 올린 것만으로 악마같이 귀여운 아내를 얻게 된 거죠.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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