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


"원활한 공무수행 위해 구청장실 있는 9층 출입 통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용산구가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 "시기와 방법을 조율해 유가족을 만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지 하루 만에 강공으로 돌아선 것이다.

용산구는 박 구청장 출근 저지 시위를 막고 정상적인 공무 수행을 위해 용산경찰서에 기동대 투입을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오전 구청장실이 있는 청사 9층으로의 출입도 통제한 구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유가족·시민단체·유튜버 등에 대한 출입 통제에 나서지 않았지만, 14일부터는 원활한 공무 수행을 위해 부득이하게 출입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박 구청장은 1심 구속 만기(6개월)가 임박했던 지난 7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석방 당일 구청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김선수 부구청장으로부터 구정 업무를 인계받고 참사 현장을 방문해 추모 기도를 한 뒤 귀가했다. 8일에는 교회에 새벽기도에 다녀온 후 출근해 부서별 주요 업무사항을 보고받았다. 9일과 12일에는 연차휴가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13일 오후 출근해 업무에 복귀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족은 용산구청 정문과 민원실 앞에서 박 구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해 만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아직 유족들과 박 구청장 간에 만남을 위한 공식 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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