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와 전주 최씨종중(결성공파 회장 최종훈) 후손 20여명이 지난 5월24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안장된 최재형 지사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 한국 봉환에 앞서 고유제(告由祭)를 개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최재형선생기념사업회 제공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와 전주 최씨종중(결성공파 회장 최종훈) 후손 20여명이 지난 5월24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안장된 최재형 지사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 한국 봉환에 앞서 고유제(告由祭)를 개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최재형선생기념사업회 제공


‘가짜 후손’ 사건으로 현충원 내 가묘 멸실…빈자리로 남아

키르기스스탄서 부인 유해 봉환…광복절 맞춰 부부합장묘로 복원



‘가짜 후손’ 사건으로 멸실된 독립운동가 최재형 지사의 가묘(假墓·시신을 찾지 못해 임시로 만든 묘)가 올해 광복절에 국립 서울현충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에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사장 문영숙)는 오는 8월15일이 최 지사 163주년 탄신일인만큼 광복절에 부부 묘 합장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맞춰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안장된 최재형 선생의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도 국내로 봉환돼 최 지사의 가묘에 합장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광복절에 맞춰 독립운동사의 걸출한 영웅인 최재형 지사의 가묘를 부부합장묘 형태로 복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 지사의 부인께서 현재 키르기스스탄에 묻혀 계시는데 유해를 국내로 모셔 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린 최 지사는 1860년 함경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후 자수성가해 굴지의 거부가 됐다. 최 지사는 연해주의 동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며 막대한 재산을 들여 상해임시정부를 후원했다. 안중근 지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사살을 지원한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최 지사는 1920년 연해주 4월 참변을 일으킨 일본군에 체포된 직후 처형됐으며, 최 지사의 시신은 현재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한국 정부는 1962년 최 지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며, 최 지사 후손의 요청에 따라 1970년 서울 현충원에 가묘를 건립했다. 그런데 1990년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이후 최 선생의 유족이 고국을 방문하면서 최 지사의 후손을 자처했던 최규흠(사망)이 유족연금을 노린 가짜 후손이었음이 탄로 났다. 가묘 설치를 요청한 후손이 가짜였음이 밝혀진 후 서울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108호에 있던 최 지사의 가묘는 2006∼2009년 사이 멸실됐으나 실제 유족들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이에 유족과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사장 문영숙)는 최 지사의 가묘 복원을 요구했으나,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유골이나 시신이 있는 경우에만 국립묘지 안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가묘조차 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독립유공자의 유골이나 시신이 없더라도 국립묘지에 묘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정무위원회·법사위원회·전체회의 통과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여야가 법 개정에 긍정적이어서 8월15일 이전 통과가 예상된다.

보훈부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이 없어 광복절에 맞춰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와 전주 최씨종중(결성공파 회장 최종훈) 후손 20여명 주관으로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하기 위한 고유제(告由祭)가 열렸다. 고유제는 국가와 사회 및 가정에 큰일이 있을 때 신령에게 그 사유를 고하는 제사다. 전주 최씨종중은 최 지사 부인의 유골을 고국으로 봉환하기 위해 이장 준비를 알리는 행사로, 우리 전통방식으로 고유제를 지내기 위해 제례복은 물론 전통 제수까지 공수해갔다.

최 지사가 일제의 흉탄에 스러진 지 103년 만에 부인과 함께 조국의 품에서 안식에 들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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