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외투쟁·입법 투트랙 선동
과학근거 기반 않고 불안 조장
광우병 집회 주도인물과 연대도
전문가 “처리뒤 삼중수소 농도
2∼3㎞만 떨어져도 강물 수준”
민주 발의 특별법, 요건도 안돼
명확한 재산피해 등 있어야 가능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방류에 따른 피해를 기정사실로 규정해 국가 재정으로 어민을 지원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한 것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처럼 먹거리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 틈을 타 장외 투쟁과 입법 활동을 병행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괴담 정치’로 피해를 조장한 뒤 ‘생색내기용 지원’에 나서는 것은 “병 주고 약 주는 방식의 입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1ℓ당 6만 베크렐(㏃)”이라며 “이는 방류구에서 2∼3㎞만 떨어져도 우리나라 강물 수준의 삼중수소 농도인 1㏃/ℓ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수산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과학적 사실을 외면하는 민주당의 선동은 광우병 사태와 판박이”라고 꼬집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이번 민주당 특별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건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으로 인정되려면 명확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해야 한다”며 “수산업계 피해는 정치권이 ‘심리적 공포’를 부추긴 결과일 가능성이 큰데 명확한 피해 규모를 어떻게 산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도 “반일(反日) 감정을 앞세우는 민주당이 당장은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어도 결과적으로는 악수(惡手)를 두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연일 장외투쟁과 국회 내 발언을 병행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20일과 5월 26일 각각 ‘전국 행동의 날’ 행사와 ‘대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연 민주당은 이달 3일 영남권 규탄대회에 이어 오는 17일엔 인천에서 장외집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은 진보 성향 시민 단체와 연대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집회 현장에서 이 대표의 곁을 지키는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도 주도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3월 이후 관련 내용을 언급한 민주당의 대변인 서면 논평은 무려 61차례에 달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원내대책회의·정책조정회의 등 오전 공식회의에서 정부의 오염처리수 방류 대응을 비판한 횟수도 49회에 이르렀다.
이처럼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관련 총공세에 나서는 배경에는 국민 여론이 야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19~22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4%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이 광우병 사태와 유사하게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를 ‘식량 주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여러 악재가 몰린 민주당으로선 후쿠시마 이슈를 계속 몰고 가는 게 정치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나윤석·김성훈·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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