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강준영


■ 전문가 제언

“새 기준점 만들어서 소통해야
대통령이 계속 나설 필요없어”


싱하이밍(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추방 여론이 제기될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한·중 관계는 더 이상의 갈등을 멈추고 상호존중 정신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이 상황에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대통령 참모들의 역할론도 거론했다.

14일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중국이 파국으로 가는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측이 서로의 요구와 기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 만큼 지금부터 새 기준점을 만들어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윤 대통령이 싱 대사를 겨냥해 조선 말기 청나라의 위안스카이가 내정에 간섭한 일에 빗대어 언급했다는 전언에 대해서 “중국의 행태에 대해 한국의 최고 지도자마저 심각성을 느낀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이 계속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최고 정책 결정자는 상황을 조율하고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참모들도 그런 방향으로 조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중국이 싱 대사를 교체하지 않으면 우리는 추가로 이렇게 하겠다’는 식의 제시를 강력하게 했다면 중국도 한국의 조치 요구를 회피하기가 어려울 텐데 지금은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갈등 해결 실마리를 고민하고 있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자꾸 대중적으로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을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중이 갈등을 거듭할수록 한·중 간 전략대화 등과 같은 소통 재개 필요성도 거론됐다. 미·중 갈등에 한·중 관계가 영향받는 점을 감안해 한·미·중 간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 전 대사는 “한국의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NSC가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주도하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막후 대화든 무엇이든 시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나 평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과 같은 주제라면 미국과 한국, 중국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유진·조재연 기자
조재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