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대표 250억 대출후 잠적
군, 협약해지 후 소송제기 방침


합천=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경남 합천군이 호텔을 짓겠다는 민간 사업자를 믿고 업무협약을 맺었다가 횡령된 250억 원을 세금으로 물어줄 처지에 놓였다. 군청 안팎에서는 ‘합천군이 민간업자에게 당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달 말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 시행업체 대표 A 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군은 전임 군수 때인 2021년 9월 A 씨 업체와 총 550억 원을 들여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서에서 시행자는 550억 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군은 PF 대출에서 최종 손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지기로 했다.

A 씨 등은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설계비 등의 명목으로 총 250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들은 지난 3월 군에 공사비 증액 등을 이유로 150억 원을 추가 대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승인요청을 했다. 군은 이 과정에서 터파기 등 공사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과도한 자금이 시행업체에 대출된 점에 의문을 품고 점검에 나섰는데 A 씨 등이 지난 4월 19일 잠적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A 씨 회사로 흘러간 대출금은 총 250억 원으로 현재 이 돈은 법인 통장에 없고 A 씨 등과 함께 행방이 묘연하다.

군은 더 이상 호텔 건립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 협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나 ‘PF 대출 최종 손해배상’이라는 협약 독소조항으로 인해 PF 대출금 피해액 250억 원을 모두 세금으로 갚아야 할 처지다. 군은 소송을 통해 책임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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