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사정(司正) 칼날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천민얼(陳敏爾·사진) 톈진(天津)시 당서기를 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시 주석 파벌의 ‘2인자’로 꼽혀왔지만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는 행보를 보이다 장기집권을 꿈꾸는 시 주석의 눈 밖에 났다는 분석이다.
13일 에포크타임스 등에 따르면, 충칭(重慶)시에선 왕허칭(王合淸) 정부문화역사연구관 당조서기, 지타오(紀濤)시 당위원회 순시조장, 슝쉐(熊雪) 전 시장 등 3명의 간부급 인사가 최근 20일간 부패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말까지 충칭시 당서기로 있던 천 당서기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후헝화(胡衡華) 시장이 전 부임지였던 창사(長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붕괴사고에 연루돼 문책을 받았고, 장훙싱(張鴻星) 시 상무위원은 지난 4월 사망했는데 일각에선 그가 투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낙마와 문책은 결국 그 화살이 천 당서기에게로도 향할 것이란 분석이다.
천 당서기는 시 주석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히며 리창(李强) 총리와 함께 2인자로 거론됐으나 지난해 10월 열린 당 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하지 못해 의문을 낳았다. 톈진에선 지난 7일 발생한 도로 지반 침하 사고와 13일 발생한 폭발 사망사고 등으로 천 당서기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 당서기가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 집중적인 공세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천포쿵(陳破空)은 “천 당서기는 시 주석처럼 충칭 지역에서 자신의 파벌을 키웠고 이는 시 주석에게 의문을 갖게 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사평론가 리옌밍(李燕銘)도 “나이도 어린 천 당서기가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등 중국 재계와 친분이 두터운 점 등도 시 주석에게 부담일 수 있다”며 “끝없는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제1서기가 중용되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