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사내벤처를 발굴·육성하는 신사업인큐베이션팀의 연용흠 책임(왼쪽부터), 김형준 팀장, 이윤경 선임, 김재우 책임, 이준호 책임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포스터를 들고 있다. 곽성호 기자
LG전자에서 사내벤처를 발굴·육성하는 신사업인큐베이션팀의 연용흠 책임(왼쪽부터), 김형준 팀장, 이윤경 선임, 김재우 책임, 이준호 책임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포스터를 들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창의적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 (5) LG

첫 설립지 주소 341번지 착안
‘스튜디오 341’ 프로젝트 진행
도전정신 이을 스타트업 육성

전직원 대상 선발… 내년 분사
최종 5개팀 뽑아 4억씩 지원
“혁신 가속 미래성장동력 확보”



“LG전자가 지난 1958년 첫 설립된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341번지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창업주의 도전정신을 이어받자는 의미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인근에서 만난 김형준 LG전자 신사업인큐베이션팀장은 “프로그램 이름부터 개방된 이미지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스럽게 짓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LG전자 사내벤처 발굴·육성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기획·관리하는 팀원 5명에게선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의 분위기가 물씬 났다. 이 팀의 연용흠 책임은 “지난 3년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노하우가 드디어 좀 생겼다”고 힘줘 말했다. LG전자는 2020년부터 사내벤처 제도를 운용해 왔지만, 이처럼 애착 있는 문패가 붙여진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오는 23일까지 스튜디오341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스마트홈·디지털 헬스케어·로봇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 LG전자 임직원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LG전자는 아이디어 및 역량 검증과 육성을 병행해 오는 8월 1차 합격자 12팀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후 자체 심사를 거쳐 11월 최종 5팀을 선발, 내년 3월 말 창업 자금을 지원해 스핀오프(분사)시킬 방침이다.

기존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과는 내용이 대폭 달라졌다. 회사는 이번 스튜디오341 설립과 함께 원래 1년 이상 걸렸던 선발·육성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스타트업 선발·육성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업(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협업하기로 했다. 최종 뽑힌 5개 팀은 현업에서 분리돼 사내벤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향후 분사가 결정되면 LG전자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최대 4억 원의 창업 자금을 지원받는다.

프로그램에 지원한 대부분 직원에게는 벤처 관련 교육이 제공된다. 김 팀장은 “기존엔 아이디어를 보고 최종적으로 선발한 다음 육성한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육성과 선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이준호 LG전자 신사업인큐베이션팀 책임은 “떨어지더라도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개인적인 성취감·자신감 등을 함양해 사업가 정신을 고취시킨다는 차원”이라며 “아이디어 기획부터 사업 계획서 작성까지 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사내벤처에 선발된 직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사내벤처에 선발된 직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팀은 다변화하는 시장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혁신가형 인재(팀)’를 뽑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재우 LG전자 신사업인큐베이션팀 책임은 “과거 사내 벤처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팀이 있었다”며 “팀의 의지도 높고 피버팅(전환 창업) 역량도 우수했는데, 지난해부터 관련 업계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스핀오프까지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모집에는 사번이 1로 시작하는 50대 지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경 LG전자 신사업인큐베이션팀 선임은 “상무·전무급과 동년배인 직원들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며 “MZ세대뿐 아니라, 20∼30년 갈고닦은 노하우로 제2의 창업을 노린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분사한 ‘얼롱’이 대표적이다. 얼롱의 김소연 대표는 LG유플러스 사원인 1996년생으로, 공유 경제에 익숙한 MZ세대의 트렌드를 읽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넓은 마당을 빌려줄 수 있도록 공간 주인을 이어주는 ‘애견 동반 공간임대 서비스’를 제안해 지난해 분사했다. 김 대표는 8주간의 선발 과정에 참여, 6개월간 사업 모델을 검증받고 4주간 평가를 거쳐 사업을 구체화해 나갔다. LG유플러스는 얼롱이 분사한 뒤에도 채용·세무회계·계약 등 법률적인 사안과 마케팅 등 초기 스타트업이 쉽게 하기 어려운 일들을 지원하고, 마곡 사옥 사무실 내에 사무 공간도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사내벤처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퀵 배송 중개 서비스 ‘디버’가 분사 1호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매년 반기마다 사내벤처팀을 선발하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함으로써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 CEO - 직원 직접소통 ‘엔톡’ ‘펀톡’ 활성화

대화채널에 제안 800여건


LG그룹이 CEO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간의 소통을 전격 늘리고 나섰다. 직통 채널을 운영하거나 혁신 캠페인을 진행해 대화 창구를 만드는 방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취임하면서 CEO와 직원 간 직통 채널인 ‘엔톡(EnTalk)’을 신설했다. MZ세대 직원으로 이뤄진 주니어보드의 “CEO와의 직접 소통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따라 도입된 온라인 소통 채널이다. CEO에게 궁금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비롯해 업무 관련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등록하고 CEO의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준 총 800여 건의 제안이 접수됐고, CEO는 이 중 90% 이상에 대해 직접 답변했다. 150여 건은 개선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엔톡을 통해 올 들어 육아휴직 확대, 임신·난임휴직 제도, 전용 사내 어린이집 확대, 사내공모 제도 개선, 입양휴가제 도입 등이 이뤄졌다고 회사는 밝혔다.

LG전자는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 ‘리인벤트(REINVENT) LG전자’를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소통, 민첩, 도전, 즐거움, 신뢰, 고객, 미래 준비, 치열 등 총 8개 핵심가치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11가지 가이드를 기반으로 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소통은 문제를 드러내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소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조 사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만 실시간으로 구성원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CEO 펀톡(F·U·N Talk)’ 간담회를 다섯 차례 실시했다.

이 캠페인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LG전자가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과반이 “리인벤트 LG전자의 11가지 가이드를 잘 알고 있으며, 일하는 방식 및 조직문화 변화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변화 방향성이 세대를 초월해 협업하기에 딱 맞다”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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