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필·이승환 교수에게 듣는 ‘간이식’의 모든 것
1994년부터 간 일부 이식 가능
만성 B·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
급성간부전 등 생명위급시 시행
이식환자 40%는 간암도 동반해
초기에 서둘러서 이식해야 효과
기증자가 뇌사인 경우 전부 적출
건강한 공여자일 땐 간 일부 이식
지방간이 심하면 공여할 수 없어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는 무엇일까. 횡격막 아래, 복부 오른쪽 윗부분에 있는 ‘간(肝)’이다.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하며 무게는 약 1500g에 달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만큼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담즙산 및 빌리루빈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해독 작용 및 살균 작용 등 각종 대사과정에 관여한다. 체내의 화학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간질환도 많다. 간염,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 간암, 간경변증, 임신 중독증, 간농양, 간혈관종 등 다양하다. 각종 간질환이 악화하면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 등으로 치료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극복이 안 될 경우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는 뇌사 기증자의 간을 이식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1994년 이후 다른 사람 간의 일부를 이식받는 생체 간 이식이 가능해졌고, 이식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간의 특징 중 하나가 인체 장기 중 유일하게 재생이 가능한 장기이기도 해, 생존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서 생체 이식수술을 하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 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에게 간 이식은 언제, 어떻게 시행하는지, 효과와 부작용은 없는지 알아봤다.
◇생명 위급, 만성 질환 등 간이식 시행 = 간 이식의 우선 대상자는 간 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돼 이식받지 않으면 수일∼수주 이내 사망할 수 있을 때다. 급성간부전이 발생하면 의식 저하를 가져오는 간성뇌증, 신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간신증후군, 식도나 위에서의 출혈, 복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내과적인 집중 치료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러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 약제 및 민간 치료 요법 등이 원인으로 손꼽히나 이들이 복합적이거나 모호해 정확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사망 직전 단계가 아니더라도 만성 간질환 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간부전이 호전되지 않거나 그 합병증으로 인해 관리할 수 없을 때도 이식을 시행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 장기간 알코올 섭취, 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원인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만성 B형 간염과 음주가 가장 대표적이다. 신 교수는 “만성 간질환자 중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비교적 조기에 간암이 발견된 경우에는 간 이식을 받게 되는데, 전체 간 이식 환자의 40%가 간암을 동반하고 있다”며 “간암의 경우에는 간 외 전이가 없고 초기 간암일 때 수술해야 간암 재발률이 낮으므로 이식 수술이 가능한 경우라면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3년 생존율 80% 이상…국내 간이식 세계적 수준 = 국내 간 이식 3개월 생존율은 90% 이상이며, 3년 생존율도 8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의 발달, 수술 전후 관리, 면역억제제의 발전 등이 골고루 반영된 덕이다. 이 교수는 “수술에 성공하면 단순히 몇 년 더 사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고, 특히 우리나라의 간 이식 성적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며 “경험이 늘어나면서 최근 간 이식 대상 환자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이전에는 꺼렸던 60세 이상 환자의 수술도 성공률이 높아져 간 이식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식받을 간이 있다면, 두 가지 방법으로 간을 이식받을 수 있다. 간 기증자가 뇌사자인 경우 간 전부를 적출해 이식한다. 다만 뇌사자 간 이식은 응급도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반면 기증자가 건강한 공여자의 경우 공여자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 이식으로 진행한다. 간 이식 공여자의 경우, 수혈이 가능한 동일한 혈액형이면 기증이 가능하다. 생체 부분 간 이식의 경우에는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면역 억제 치료법 등으로 이식이 가능하다. 물론 공여자에게 간염 바이러스가 없고, 간 기능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심한 지방간은 공여할 수 없다. 또한 공여자의 나이는 55세 이하가 좋으나 건강 상태나 간 기능에 따라 65세까지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나 친척이 간을 기증하는 생체 간 이식이 활발하다. 보통 만성 간질환이 없는 60세 이하 환자로 기증 후에 남은 간의 용적이 30% 이상, 지방간 정도가 30% 미만인 사람으로 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사망률이 1000명에 2∼5명 정도로 보지만 우리나라의 이식 수술에 기증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이보다 드물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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