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첫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첫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질책성 인사 아니냐’ 해석…"애꿎은 실무진이 유탄" 동정론도
입시업계 "최상위권 입시에 혼란…수능 난이도 조절 어려울 것"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증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에 대해 지적한 후 교육부의 대학입시 담당 국장이 갑자기 교체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는 16일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이 국장은 올해 1월부터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BK21사업, 인문사회 및 이공분야 학술지원,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교육부에서 대입을 담당하는 과장·국장은 중요 보직으로 꼽히기 때문에 6개월 만에 인사이동이 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후임인 심 기획관은 대입제도과장, 대학학술정책관 등 대입 관련 업무 유경험자다. 2018년에는 대입 담당 국장으로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인사 배경으로 윤 대통령이 전날 수능을 사교육비 증가 요인으로 꼽은 것을 지목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전날 윤 대통령은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며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이와 관련해 "원론적인 말씀이지만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생각된다"며 "반드시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풀 수 있도록 출제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윤 대통령이 수능 난이도와 사교육비에 대해 지적했지만, 수능에 대비한 6월 모의평가가 예상만큼 쉽게 출제되지 않자 질책성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학 입시는 이해당사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인데, 애꿎은 교육부 실무진이 ‘유탄을 맞은 것’이라고 동정하는 공직사회 내 분위기도 감지된다.

교육계와 입시업계에서는 최근 대입전형의 경향을 봤을 때 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을 통한 학생 선발 비율이 높은 곳은 대부분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수능을 통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최근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이 졸업생일 정도로 ‘N수생’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수능이 변별력을 잃을 경우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입전형에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통령실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재차 설명하면서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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