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총기 난사로 한인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데 이어 또다시 묻지마 총격으로 30대 한인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쯤 워싱턴주 시애틀의 번화가인 벨타운 지역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30대 한인 권모 씨 부부에게 한 남성이 다가가 6차례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임신 8개월째였던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태아는 응급분만으로 태어났지만 숨졌다. 남편은 팔에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범인은 코델 구스비(30)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범행 직후 달아났지만 경찰이 뒤쫓자 항복 자세를 취하고 “내가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지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권 씨 부부는 운영하는 일식집의 문을 열기 위해 두 살 난 첫째 아이는 지인에게 맡기고 출근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직접 운전을 하던 권 씨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건너편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와 가슴 등을 맞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권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둘째 아이 분만 수술을 받았지만 아이도 숨지면서 네 식구의 행복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 영주권자인 이들은 5년 전 어렵게 이 일식집을 마련했다고 한다. 일식집을 마련한 뒤 2년이 지나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며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버텨냈다. 딸의 사망 소식에 한국에 있는 권 씨 부모는 사정이 있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에 총알을 맞은 남편은 퇴원해 경찰 조사 등을 받고 있지만 슬픔이 커 장례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 부부가 운영하던 일식집에는 꽃다발과 위로 편지들이 쌓이고 있다.
이들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한인사회에서는 권 씨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월 인근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모 씨가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총격에 의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최근 총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국 국적의 한국계 30대 부부와 3세 자녀가 총에 맞아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