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법인세 감세에 대해서 아직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최고 40%가 넘는 개인사업자 소득세율보다 훨씬 낮은 법인세를 왜 내려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법인은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에 끊임없이 재투자를 해야만 생존을 확보할 수 있다. 대다수 기업이 이익의 30% 이상을 재투자에 사용한다. 법인세율이 높을수록 기업들의 재투자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와 동시에 생존 가능성은 작아진다.

적정 법인세율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 20%와 25%가 갖는 본질적 차이를 알아야 한다. 특정 기업이 5년 동안 매년 똑같은 크기의 이익을 창출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법인세율이 20%라면, 해당 기업은 5년에 한 번은 자신들이 창출한 이익 전부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그 기업은 4년 동안 벌어들인 이익으로 5년을 살아야 한다. 법인세율이 25%라는 의미는 4년에 1번씩 그 기업의 이익 모두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인세율이 25%가 되면 기업들은 3년을 벌어서 4년을 생존해야 한다.

법인세율 20%와 25%는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기업의 생존을 확보하려는 경영자들에게 법인세율 1∼2%p 차이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반면에, 이익을 많이 창출하는 기업일수록 국가 간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거의 모든 국가가 좋은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많은 혜택을 앞세워 경쟁하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현 정부의 노력으로 올해부터 이익 규모에 따라서 최저 9%에서 24%까지로 1%p 낮아졌지만 갈 길이 멀다. 현재 법인세율의 전 세계적 평균은 23.62%이고, OECD의 평균은 22.09%, 아시아 기업의 평균은 21.92%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최고 수준인 스위스의 법인세율 역시 21.1%에 불과하다.

법인세율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해야 한다. 법인세율을 올려서 당장 늘어나는 세수를 계산할 게 아니라, 법인세를 낮춰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키움과 동시에 해외 기업까지 유치하는 정책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유보 자금이 돌아오고 있는 것은 감세 효과의 파괴력을 잘 보여준다. 그동안 해외에서 번 이익금을 해당국과 국내에서 이중으로 과세해 오던 것을 지난해 세법 개정 때 국내 반입액의 95%에 대해 면세해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세법 개정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현대차 그룹은 해외 법인에서 보유하던 이익 중 약 8조 원을 국내로 들여온다. 지난해 해외 법인 이익 중 14%만 국내로 가져왔던 현대차 그룹은 올해에는 해외 이익의 50% 정도를 국내에 들여와 신규 공장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해외 법인의 국내 송금액을 대폭 늘려서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 경제적 관점에서는, 일자리도 늘리고 세수도 늘리는 일거양득이다.

현대 기업의 역사가 오래된 국가일수록 기업의 수명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자국 기업의 영속성을 극대화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우리에게는 눈앞에 보이는 세수 증대보다 10∼20년 후 이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의 수를 늘리는 게 더 중요한 일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