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인 지난 15일 밤 인양돼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언론에 공개됐다.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인 지난 15일 밤 인양돼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언론에 공개됐다.사진공동취재단


잠수함 구조함 등 180여개 잔해물 소나 레이더로 포착
탁한 시야·깊은 펄·빠른 조류 악조건 속 탐색작전 총력전
위성체 확보하면 ICBM 기술력- 어느 나라 수입 여부도 파악



해군은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천마) 1형’ 2단로켓 잔해 동체 인양에 이어 17일 추가 잔해물 탐색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1·2·3단 로켓으로 이뤄진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서해에 추락했고, 북한 발사 보름 만인 지난 15일 밤 2단부 일부 동체가 인양됐다.

2단 로켓 동체가 수거된 해역을 중심으로 1단 로켓과 엔진, 3단 로켓, 위성체 잔해 등이 산재해 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고 밝힌 ‘만리경 1호’ 위성체를 찾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위성체는 북한 위성 제작 기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3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 전투함 등 해군 함정 10여척과 P-3C 항공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 등을 동원해 탐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위성체를 확보하면 정찰위성 성능뿐 아니라 위성 플랫폼의 3축 자세제어장치, 태양전지공급 방식, 열차단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해외 부품 수입을 어느 나라에서 했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체에 붙어 있던 3단 로켓이 함께 발견되면 운반로켓 발사체 기술 수준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북한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발사된 우주발사체가 서해에 추락한 과정에서 180여개의 잔해물이 이지스 구축함과 공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잔해물 규모로 미뤄 위성체를 찾는 작업은 난항이 예상된다.위성체를 둘러싼 페어링이 분리된 채 낙하했는지와 함께 위성체가 해저의 모래·펄·자갈 지역 중 어디에 묻혔는지 에 따라 탐색 작전이 좌우된다. 모래지역일 경우 깊이 파묻혀 탐색이 쉽지 않다. 해군은 잠수함 구조함 청해진함 등을 동원해 특수소나 레이더를 발사해 낙하 예상 지역을 물샐틈없이 수색하고 있다.

함정과 항공기에서 잔해물을 포착하더라도 수중 작업도 악조건이다. 2단로켓 동체가 수거된 전북 군산 서방 240여㎞ 해저는 가시거리가 50cm에 불과한 탁한 시야와 깊은 수심, 빠른 조류 탓에 인양 작업이 쉽지 않았다. 잠수사들이 해저에서 작업할 때 발이 50㎝ 이상 펄에 박힐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고 군은 설명했다.



16일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언론에 공개된 ‘천리마 1형’의 잔해물. 2단 로켓 연료통과 연결부위가 떨어져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6일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언론에 공개된 ‘천리마 1형’의 잔해물. 2단 로켓 연료통과 연결부위가 떨어져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단부 동체는 인양 당일까지도 무게 탓에 서해 해저의 찰진 펄에 30%가량이 박힌 상태였다.

수중과 해저 환경이 워낙 나빠 4차례 시도 끝에 2단로켓 동체를 인양할 수 있었다. 군은 "함정과 항공기를 이용해 위성체, 엔진 등 주요 구성품 탐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양된 2단 로켓 동체 대해서는 한미 군 당국이 공동으로 기술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 분석은 한국 측에서 국방부와 합참, 해군,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소속 전문가들이, 미국 측에서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등 다양한 기관의 요원 등이 참여한다.

DIA는 적성국의 미사일과 로켓 등 실물 분석(MASINT)을 전담하는 ‘측정정보기술수집부’ 등이 있다. DIA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와 ‘광명성호’ 분석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근 위원은 "인양된 물체는 2단 연료통으로 가장 중요한 엔진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찾지 못한 것인지 미공개인지 검은 천으로 다린 부분에 배관, 펌프, 노즐 등 일부가 남아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료통과 관련 북한이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연료체계를 들었는데 지금까지 백두산엔진 산화제인 사산화이질소(N2O4)와 로켓 엔진연료인 UDMH(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잔료 연료분석을 통해 종류와 양, 각종 첨가제와 제조국(회사), 제조공정, 불순물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료통 규격과 용량을 측정해 2단로켓 추력을 계산할 수 있고. 연료통 소재와 두께, 무게 내부 구조, 라이닝 소재와 두께, 용접기술 수준 등 파악이 가능하다. 이 위원은 "사진상으로 연료통 용접 기술이 구식이지만 상당히 균일하다"고 평가했다.

사진상 동체에서 떨어져 나온 연결단의 직경과 길이로 상단 엔진의 노즐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단 연결방법과 분리방법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위원은 "단 연결과 분리도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실패 원인으로 신형엔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들었는데, 실패 원인 분석에 2단 고공엔진이 핵심으로 이걸 확보하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우주발사체 기술 경로와 수준을 파악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대략적으로 2단 로켓이 화성-15·17형에 쓴 백두산엔진 개량형인지 아니면 새로 개발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며 "엔진 소재와 구조, 시스템 안전성과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펌프 작동방식이 가스발생기·다단연소 방식인지 여부와 성능을 파악할 수 있고 노즐 소재와 규격도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공 상태의 공간을 비행할 때 우주과학 선진국처럼 확장형 노즐을 쓰는지 아니면 접이식인지도 중요하다"며 "방향 조절을 보조엔진으로 하는지 아니면 짐벌식( Gimbal-Type)인지와 함께 노즐목(nozzle throat) 소재와 구조, 방열 능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즐목과 재진입체 첨두부가 모두 모두 C/C(탄소/탄소) 탄소복합소재를 쓰고, 생산공정과 방열 원리도 비슷하다"며 "이걸 입수해 분석하면 북한의 ICBM 재진입체 성능도 추산할 수 있다"며 "C/Si(탄소/실리콘) 소재도 있지만 김정은이 시찰한 화학재료연구소에서 노즐목과 재진입체를 같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 해군 2함대로 옮겨진 2단부 동체는 곧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이송돼 분해 작업 등을 통해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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