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설치된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 전광판. 대구=박천학 기자
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설치된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 전광판. 대구=박천학 기자


주최 측 축제와 퍼레이드…반대 측 기도 집회· 피케팅 시위
대구시, "도로 점용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집회" vs 경찰 "적법한 집회" 몸싸움



대구=박천학 기자



17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마련한 각종 부스와 무대 앞에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이 무지개 피켓과 깃발 등을 들고 춤을 추거나 홍보물을 나눠 주고 있었다. 이후 오후 5시쯤 중앙네거리에서 동성로를 도는 행진을 했다. 축제는 6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축제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곳에서 300여m 떨어진 중앙네거리 교보문고 맞은 편에서 축제 반대 단체 측에서 2개 차로를 막고 기도 집회를 열었고 일부는 동성로 일대에서 흩어져 피케팅 위주의 시위를 했다. 반대 단체 참가자는 1800여 명으로 추산됐다. 반대 단체 측은 퀴어축제 참가자들의 행진 코스를 따라 경찰을 사이에 두고 피케팅 시위를 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퀴어축제에 대비해 병력 1500여 명을 동원해 퀴어축제 측과 반대 단체 측을 분리했으며 오후 6시 15분쯤 별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올해 축제는 15회째로 매년 이같이 양측의 행사와 집회가 있었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9시 27분쯤 퀴어축제 행사 장비를 실은 차량이 반월당네거리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진입을 시도하자 곳곳에 고성과 실랑이가 오갔다. 이 행사에 대해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집회라고 규정하며 저지하는 대구시 공무원과 적법하게 신고된 합법 집회라며 주최 측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대구경찰청 경찰들이 충돌한 것이다. 대구시는 시청과 중구청 공무원 500여 명, 경찰은 1500여 명을 동원했다.



17일 대구 중구 중앙네거리 부근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퀴어문화축제 반대 행사. 대구 =박천학 기자
17일 대구 중구 중앙네거리 부근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퀴어문화축제 반대 행사. 대구 =박천학 기자


경찰은 공무원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냈고 공무원들은 "불법 집회를 방조하는 대구 경찰은 각성하라"고 외치며 저항해 한동안 큰 혼잡을 빚었다. 이에 현장을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집회 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불법 도로 점거까지 하라고 판결하지 않았다"며 "버스 통행은 제한해 시민의 발을 묶어놓고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는 트럭은 진입시키는 행위는 불법 도로 점거를 방조한 것으로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홍 시장의 1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뒤 대구시청과 중구청 공무원 500여 명도 철수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축제 개최 반대 측이 금지 가처분신청을 했으나 법원에서 전부 기각된 것으로 적법한 집회이자 집시법에 따라 경찰이 보호해야 할 집회"라며 "집회 신고 후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는 집회에 대해 도로 점거로 불 수 없다는 판단이 법원 판례 등 일관된 태도"라고 주장했다. 또 "이 축제는 이번이 15회째인데 그동안 안전하게 관리됐는데 왜 올해만 이런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축제로 인해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구간이 통제돼 시내버스들이 우회하면서 곳곳에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축제를 보던 한 시민은 "매년 하는 축제로 별 탈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시끄럽다"며 "경찰과 공무원들이 대립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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