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상징물. 연구원 페이스북 캡처
국토연구원 상징물. 연구원 페이스북 캡처


1심 무죄에서 2심은 유죄로 뒤집혀…2심 선고 후 구속돼 상고


자신의 집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내연녀에게 적절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전 국토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달 말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고심 판결 선고 기일을 오는 29일로 정했다. A 씨는 2019년 8월 16일 오후 자신이 거주하던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내연관계에 있던 여직원 B 씨가 의식을 잃자, 3시간 후에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다시 4시간 넘게 차량에 태운 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씨를 뒤늦게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으나, B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에게 마땅히 했어야 할 구호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주장했으나, 1심 법원은 "(B 씨가) 집 안에서 구토한 뒤 의식을 잃고 코를 골았다는 A 씨 진술로 미뤄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상태가 위중하다는 판단을 못 했을 가능성이 있고, (구호 조처를 안 한 행위와) B 씨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A 씨 측은 항소심에서도 "내연관계는 아니었고 숙소에서는 일상적인 대화만 나눴다. 잠을 자는 줄 알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옮겼더라면 살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사망의 결과를 초래했다. 내연관계가 발각될 것이 두려워 은폐하려고까지 했다"며 1심을 뒤집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가 여직원이 쓰러진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위장하려고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국토연구원 주차장에 들러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고, 쓰러진 지 7시간여 만에야 병원으로 간 점 등으로 볼 때 미필적 살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심 선고 직후 법정구속 됐으며,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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