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바이 재팬’ 이어져
일본은행은 올 성장률 전망치 낮춰


‘잃어버린 30년’ 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일본 증시가 3만3000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놓고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돼 일본 경제가 성장 국면으로 완전한 추세적 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긍정론과 디플레이션을 결국 탈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19일 3만3768.69로 전거래일 종가보다 0.19%(62.61) 상승하며 장을 시작했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 13일 종가(3만3502.42) 기준 3만3000선을 돌파했는데, 이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한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이다. 역대급 엔저(円低) 현상에 따른 수출 확대와 양적 완화 기조 유지 전망 등이 주요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투자·소비 심리가 살아났다. 국내 투자자의 바이 재팬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의 자본총계 상위 8개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 및 일본 주식 평가금액만 지난 15일 기준 4조946억 원에 달했다.

일본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크게 높은 2.7%를 기록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그동안 일본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데 비해 주가가 저조했던 것이 시장에서 만회되고 있고, 엔저로 인한 수출 대기업의 이익 확대로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의 증시 상승 흐름이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 전환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임금 상승에 한계가 있는 등 결국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과거 아베노믹스 양적 완화 정책 때와 유사하게 일본 중앙은행(BOJ)이 저금리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핵심 산업인 제조업의 순익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줄어들고 있고, 생산 시설이 해외로 대거 이전해 있는 상황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BOJ는 지난 1월 2023년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7%로 낮췄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3분기까지는 상승 여력이 보인다”면서도 “내년 일본 GDP 성장률은 한국, 대만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에 내년 이후까지 일본 증시가 매력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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