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박대출(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방안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입술을 다물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곽성호 기자
19일 오전 박대출(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방안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입술을 다물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곽성호 기자


■ 당정 ‘사교육비 경감’ 협의

“공교육外 문제 학원만 배불려
대책 못내놔 수장으로서 죄송”
이주호 교육장관 고개 숙여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 등
수능때마다 초고난도 논란
평가기관 새 출제방향 고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공정성 확보에 대한 대통령 지시 불이행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사교육 시장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워온 교과서 밖 ‘수능 킬러 문항’ 출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써 오는 9월 모의평가부터 킬러 문항은 사라지고, 교과 과정 내에서의 ‘준(準)킬러 문항’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교육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인 공정과 상식 면에서 공정한 수능 평가를 반드시 점진적으로 확실하게 실현할 것”이라며 “공교육에서 안 다룬 문제 출제, 학생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음에도 교육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했는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가 방치한 사교육이 학원만 배 불리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 신속히 대책을 내놓지 못해 교육부 수장으로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당정은 이날 교과서 밖 수능 출제가 사교육 시장을 과열시키고 이로 인해 교육 균등의 기회가 사라짐으로써 불공정 사회를 초래한다고 판단,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과서 내 수능 출제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설계에 나섰다. 특히 수능 변별력 제고를 위해 킬러 문항이 사교육 시장 열기를 들끓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판단, 수능 출제 방향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실례로 최근 몇 년간 수능 난도를 높인 원인으로 ‘킬러 문항’이 꼽혔다. 지난해 수능 국어 과목에서 가장 어려운 문항은 지문에 나온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였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학·과학적 개념까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킬러 문항(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 찾기) 오류는 결국 소송과 입시 일정 연기로 이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의 수능에 대한 문제의식은 치솟는 사교육비에서 출발했다. 수능이 어렵기에 학생, 학부모가 학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교육부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0.8% 늘어난 약 26조 원을 기록했다.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다. 이날 당정협의회 후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는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수능 난이도 조절과 관련, 이래라저래라 한 적이 없다”며 “윤 대통령은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범위 내에서 시험 문제를 내면 되는데 교수도 풀기 어려운 킬러 문항, 과도한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정은 킬러 문항 삭제로 인한 수능 변별력 제고는 ‘출제 기법의 고도화’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몫으로 남게 됐다. 이 장관은 “시스템을 점검하고 교육부 수장으로서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완·최지영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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