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원폭탄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 ‘블랙컨슈머’에 우는 기업들
“결함” 우격다짐 결제 안해
동호회 등에 알리겠다 협박
전담인력 없고 평판에 민감
“할인해서라도 합의하는 편”
“블랙 컨슈머의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 차라리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서울에서 자동차 수리·튜닝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39) 대표는 평소에도 블랙 컨슈머에 자주 시달린다며 분개했다. 서비스를 받은 뒤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하자가 발생했다고 우기며 전액 환불이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최근에도 150만 원 상당의 서비스를 받고 하자 발생을 이유로 결제를 거부한 고객도 있었다. 이 대표는 “고객이 금액 조정을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자동차 동호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결제를 거부했다”며 “사전에 증거 사진을 다 찍어놓았지만, 평판 관리가 중요한 만큼 금액이 과도하지 않으면 할인을 해주는 선에서 합의를 시도한다”고 토로했다.
금전적 이익을 노리며 민원폭력을 일삼는 블랙 컨슈머들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 대기업보다 매출·평판 하락 여파에 취약하고 대응 전담인력도 두기 쉽지 않은 점을 교묘히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품 판로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 민원상담실은 최근 한 고객의 황당한 악성 민원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지난 1월 한 의류 매장에서 겨울용 코트를 구매한 고객이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코트가 따뜻하지 않다며 환불을 요청한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고객 중에서 블랙 컨슈머를 분류해 별도로 응대하고 있지 않다”며 “해당 고객에게는 환불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블랙 컨슈머의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중소기업 203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3.7%가 ‘악성 민원을 그대로 수용한다’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블랙 컨슈머에 의한 소송 증가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며 “사실상 친절한 응대 외에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자녀와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치킨을 한 조각만 남기고서는 누가 베어먹은 자국이 있다며 전액 환불해 달라고 하더라”며 “주방 CCTV를 보여주겠다고 했는데도 거부하면서 맘 카페와 지역 커뮤니티 등에 모두 알리겠다고 호통을 쳐 한동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했다. 2021년에는 한 고객이 배달 앱을 이용해 ‘새우튀김 1개’의 환불을 요구하며 50대 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샀다. 음식값을 환불했는데도 ‘별점 테러’ 등 각종 횡포에 시달린 점주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뇌출혈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사망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결함” 우격다짐 결제 안해
동호회 등에 알리겠다 협박
전담인력 없고 평판에 민감
“할인해서라도 합의하는 편”
“블랙 컨슈머의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 차라리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서울에서 자동차 수리·튜닝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39) 대표는 평소에도 블랙 컨슈머에 자주 시달린다며 분개했다. 서비스를 받은 뒤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하자가 발생했다고 우기며 전액 환불이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최근에도 150만 원 상당의 서비스를 받고 하자 발생을 이유로 결제를 거부한 고객도 있었다. 이 대표는 “고객이 금액 조정을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자동차 동호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결제를 거부했다”며 “사전에 증거 사진을 다 찍어놓았지만, 평판 관리가 중요한 만큼 금액이 과도하지 않으면 할인을 해주는 선에서 합의를 시도한다”고 토로했다.
금전적 이익을 노리며 민원폭력을 일삼는 블랙 컨슈머들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 대기업보다 매출·평판 하락 여파에 취약하고 대응 전담인력도 두기 쉽지 않은 점을 교묘히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품 판로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 민원상담실은 최근 한 고객의 황당한 악성 민원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지난 1월 한 의류 매장에서 겨울용 코트를 구매한 고객이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코트가 따뜻하지 않다며 환불을 요청한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고객 중에서 블랙 컨슈머를 분류해 별도로 응대하고 있지 않다”며 “해당 고객에게는 환불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블랙 컨슈머의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중소기업 203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3.7%가 ‘악성 민원을 그대로 수용한다’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블랙 컨슈머에 의한 소송 증가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며 “사실상 친절한 응대 외에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자녀와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치킨을 한 조각만 남기고서는 누가 베어먹은 자국이 있다며 전액 환불해 달라고 하더라”며 “주방 CCTV를 보여주겠다고 했는데도 거부하면서 맘 카페와 지역 커뮤니티 등에 모두 알리겠다고 호통을 쳐 한동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했다. 2021년에는 한 고객이 배달 앱을 이용해 ‘새우튀김 1개’의 환불을 요구하며 50대 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샀다. 음식값을 환불했는데도 ‘별점 테러’ 등 각종 횡포에 시달린 점주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뇌출혈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사망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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