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다 이를 근거로 관련 사건의 내사에 착수했다면 이후 별도 영장을 받았더라도 형사 재판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군사기밀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해 무관정보(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가 남아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 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도 유관정보만을 출력하거나 복제한 기존 압수수색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A 씨는 방위산업 관련 무역업에 종사하던 김모 씨에게 군 소형헬기 관련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2017년 기소됐다. 수사의 실마리가 된 것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국군방첩사령부)가 2014년 김 씨를 군사기밀보호법위반 혐의로 수사하며 압수한 자료로, 기무사 수사관은 이를 바탕으로 A 씨 혐의를 파악한 뒤 군사법원에서 서울중앙지검 보관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메일 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 자료는 A 씨를 기소하는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 1·2심 법원은 핵심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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