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독일 주도에 도전장
“유럽 외 시스템 구매 안돼”


유럽 영공을 두고 프랑스와 독일의 방공망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동 방공망 설립 필요성이 커지자, 프랑스가 독일 주도 계획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미국 시스템에 기반한 독일의 계획 대신 ‘유럽만의 방공망’을 구축하자는 구상이지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협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내부 분열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프랑스24·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세계 최대 항공 전시회 ‘파리에어쇼’를 계기로 유럽 방공 전략 회의를 소집했다. 유럽연합(EU) 국방장관들, 미국 및 나토 관계자들이 함께 토론하는 포럼 형식으로 열렸는데, 사실상 독일의 ‘유럽 영공방어 계획(Sky Shield Initiative)’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장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유럽 영공방어 계획은 지난해 10월 독일 주도로 영국, 벨기에 등 17개국이 서명한 방공체계 공동 조달 협약이다.

프랑스가 독일의 유럽 대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계획에 본격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독일의 계획이 미국과 이스라엘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불편함을 표하며 EU가 미국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략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럽이 자체적으로 방위산업을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회의를 마친 후 “방공 문제를 이야기할 때 양적 기반 접근 방식을 취하게 되면 쓸모없더라도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을 대량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럽 외 방공시스템을 구매할 때 재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반격 작전은 부침을 거듭하며 계속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느 지역에서는 우리 전사들이 전진하고 있고, 어떤 지역에서는 점령군의 강화된 공격에 저항하며 방어하고 있다”며 “우리는 잃은 진지가 없다. 해방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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