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공습’ 4년차… ‘문단속’ 나선 넷플릭스

팬데믹 기간 호황 누렸지만
엔데믹 전환후 구독자 이탈
오리지널 K-콘텐츠로 공략

“성공해서 시즌2를 만든다?
더 보여드릴 이야기가 많죠”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 비롯
하반기에 ‘시즌2’ 줄줄이 대기

내달 28일 ‘D.P.시즌2’ 공개
정해인 “더 밀도 있는 이야기”
‘스위트홈2’ 특수효과 기대감



넷플릭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는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Tudum)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오징어게임’의 두 번째 시즌인 ‘오징어게임:더 챌린지’를 비롯해 10여 편의 신규 오리지널 K-콘텐츠가 소개됐다. 비(非) 영어권 국가 중 최대 규모다. 게다가 하반기 공개되는 신작 중에는 ‘시즌2’ 콘텐츠가 다수 포함됐다. 지난 2019년 첫 오리지널 ‘킹덤’ 공개 이후 한국 공습 4년 차를 맞는 넷플릭스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뒤 감소하는 구독자를 붙잡기 위해 성공한 K-콘텐츠를 대거 시즌제로 재편하며 ‘문단속’에 나선 셈이다.


넷플릭스는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꺼리고, 극장 티켓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독료가 저렴한 넷플릭스로 대중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감소하고, 올해 발표한 1분기 실적도 매출과 신규 가입자 수가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등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최근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독자가 대거 이탈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결국 콘텐츠에서 찾고 있다. “재미있으면 본다”는 정설에 충실한 행보다. 그리고 그 첨병으로 선택한 것이 K-콘텐츠다.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D.P.’를 비롯해 예능 ‘솔로지옥’과 ‘피지컬:100’ 등 구독자 증가에 크게 기여한 K-콘텐츠를 일제히 시즌제로 전환했다.



이 첫 단추는 군대 내 부조리를 담은 ‘D.P.’가 꿴다. 오는 7월 28일 시즌2가 공개된다. 공식 포스터에는 탈영병의 친구가 이 탈영병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자신을 괴롭히는 선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시즌1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상황이 담겼다. 주인공 안준호 역을 맡은 배우 정해인은 “시즌1과 이어지는 하나의 작품이다. 아직 마무리가 안 된 이야기도 있고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 더 밀도 있는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진일보한 특수효과(VFX) 기술을 증명한 크리처물인 ‘스위트홈’ 시즌2 역시 하반기 공개된다. 연말에는 남녀 데이트 예능인 ‘솔로지옥’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외에도 지난 2018년 극장 개봉돼 52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독전’의 두 번째 시즌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극장 불황 속 유명 영화의 속편이 넷플릭스 편성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은 넷플릭스의 위상과 더불어 K-콘텐츠를 대하는 넷플릭스의 자세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은 하반기 ‘D.P.’와 ‘스위트홈’ 시즌2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올해 초 넷플릭스가 공개하겠다고 밝힌 34편 중 K-콘텐츠가 8편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넷플릭스의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향후 4년 동안 25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도했다.

‘오징어게임’ 두 번째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임시완, 강하늘, 양동근,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 두 번째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임시완, 강하늘, 양동근,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


성공작에 기댄 시즌제는 넷플릭스가 덩치를 불려 온 근간으로 그동안 다양한 시리즈물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초기 성공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6개 시리즈)를 비롯해 ‘종이의 집’(한국판 리메이크 포함 7개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4개 시즌), ‘나르코스’(3개 시즌) 등을 장기 편성하며 이 시리즈 팬들의 이탈을 방지했다. 같은 맥락에서 K-콘텐츠 시즌제와 함께 ‘킹덤’의 또 다른 이야기인 ‘킹덤:아신전’처럼 스핀오프 콘텐츠로의 변주도 예상된다.

유기환 넷플릭스 매니저는 “성공해서 시즌2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더 보여드릴 이야기’ ‘새롭게 들려드릴 이야기’가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인기가 높아도 기존 포맷을 유지하면서 더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면 시즌제로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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