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백조의 호수’ 현대적 재창작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가 현대적으로 재탄생해 환경 파괴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22∼2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는 아름다운 호수 앞에 거대한 공장을 세우려는 사업가와 환경 파괴로 희생되는 백조 이야기.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 무용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사진)가 각색한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1996), ‘스노우 화이트’(2008)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스토리 발레다. 프렐조카주는 원작의 뼈대는 유지한 채 현대 산업과 금융의 세계관을 이식했다. 마법사 로트바르트는 아름다운 호수 앞에 거대한 공장을 세우려는 사업가로, 오데트 공주는 환경운동가로, 지그프리트 왕자는 시추 장비 개발회사의 후계자로 등장한다.

환경 파괴를 주제로 삼은 이유를 묻자 프렐조카주는 19일 서면 인터뷰에서 “딸들을 둔 아버지로서 다음 세대와 그 이후 세대가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진다. 지구온난화로 호수가 말라가고 50년 사이에 800종 이상의 동물이 사라졌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은 ‘백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춤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백조의 호수’는 자신에게 에베레스트산과 같다고 말했다. “안무가로 이런 기념비적 작품에 도전하는 것은 두렵지만 깨어 있기 위해 스스로 겁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는 원작의 구조, 러브스토리 같은 낭만적 특성, 사람이 백조로 변하는 판타지적 측면들은 그대로 뒀지만 안무는 완전히 새롭게 짰다. 작품에선 25명의 무용수가 살아있는 야생 백조를 보는 듯한 강렬한 군무를 선보인다. 프렐조카주는 동물의 행동을 참고해 안무에 반영한다. 이번 작품엔 새가 땅에서 쉬다가 날아가는 과정을 팔 안무로 표현했다. 그는 “팔 동작과 점프, 몸을 일으키는 동작을 통해 ‘상승’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특히 2막 마지막에 백조들이 둥근 대형을 만드는 장면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고전 발레와 여성 무용수들의 클리셰를 해체하는 장면이다. 자유의 송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원곡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에서 발췌한 음악과 빠른 비트의 현대적 음악을 추가했다. 그는 “원작 ‘백조의 호수’에서 출발해 차이콥스키 음악의 가장 상징적인 부분들을 유지하고 싶었다. 사운드를 추가해 더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고 했다. 의상은 러시아 유명 디자이너 이고르 샤프린이 맡았다. 인상적인 백조들의 흰색 레이어드 튀튀는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그는 “서울에서 공연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것은 의미깊다. 자연을 건축에 융합하는 그의 건축 철학은 ‘백조의 호수’에서 내가 다루는 주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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