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반지하 주택을 주차장으로 용도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여름 최악의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반지하 주택을 줄여가겠다는 정책 기조를 세웠다. 반지하 가구를 포함한 건물 일부를 공공매입해 반지하는 주거 대신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반지하 가구 대부분이 다가구·다중주택으로 이뤄진 수익형 건물의 일부로, 소유주들이 정부에 매입 신청을 할 요인이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올해 5250가구의 반지하 주택을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98가구에 그치고 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발간한 ‘노후 반지하·저층 주택 리모델링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저층 주거지는 주차장 부족으로 불법 주정차, 교통사고 유발, 긴급출동 방해 등 문제가 심각한 만큼 반지하 또는 1층을 주차장으로 용도 전환하는 리모델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반지하 또는 1층에 주차장 설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주택과 접하는 도로 너비 6m 이상 주택 등 주차장 설치기준에 적합한 주택에 한하여 추진해야 하고, 지자체의 공사비 지원과 용적률 인상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내놨다.
반지하 주택은 1980~1990년대에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 등 5층 이하 저층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박 위원은 이런 점에서 반지하 주택 개선과 저층 주거 지역 개선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개발 추진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노후 건물의 전면 리모델링은 노후도를 감소시켜 재개발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저층 주거지의 노후 주택들이 집단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저층주택 연합 리모델링’을 제안했다. 연합 리모델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는 2014년 도입된 건축협정 제도를 꼽았다. 건축협정 제도는 자율적인 주택 정비를 위해 토지나 건축물 소유자 등의 전원 합의로 건축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면서 건축 제한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땅·건물 등 소유자가 협정을 체결하면 서로 붙어있는 2개 이상의 필지를 하나의 대지로 간주한다. 효율적인 ‘미니 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지만 실제 활용은 드물었다.
박 위원은 "노후 저층 주택을 모두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주택 소유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