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어부 오사마 답베비(30)는 최근 그물을 끌어 올릴 때마다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물고기가 아닌, 이민자들의 시신이 딸려 오곤 해서다.
21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에 발을 딛으려는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지중해에서 비극적인 끝을 맺는 이들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10살 때부터 튀니지 동부 해안에서 고기를 낚아온 어부 답베비는 최근 사흘간 그물망에 걸려든 시신이 총 15구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함께 그물을 던지던 어부들 대부분이 밀입국 브로커에게 거액을 받고 배를 팔아넘겼다고 전했다. 해당 어선들은 크기가 매우 작은데, 수많은 이민자가 몰려들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지중해를 넘은 이민자는 지난해 동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만5000명에 달했다.
그중 튀니지는 리비아에서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가 자행되면서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1~4월 난민선으로 튀니지 해안을 떠나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민자는 2만4000명 안팎에 이른다. 튀니지 국가방위군은 올해 1~3월 튀니지 항구도시 스팍스 인근 난민선에 탑승한 이민자 1만3000명이 해안으로 돌려 보내졌다고도 밝혔다.
유로폴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 튀르키예를 통하는 육로 폐쇄 등으로 인해 지중해 이민자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지난 2월 공개적으로 아프리카 남부 출신 흑인 이민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내놓으면서 탈출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수만 명의 이민자들 가운데 끝내 유럽 땅을 밟지 못한 이들은 스팍스 외곽 묘지에 묻힌다. 올해 초 1~2주 만에 스팍스에서 200여 명이 시신이 수습되기도 했다. 2014년 이후 지중해를 건너려다 사망한 이민자들은 2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보건 당국 관계자는 "병원 영안실에는 최대 35~40명만 수용할 수 있다"며 "이 정도면 원래 충분하지만, 수많은 시체가 몰려오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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