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발표로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한 출입구에 ‘근거 없는 허위·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마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호준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발표로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한 출입구에 ‘근거 없는 허위·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마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호준 기자


■ ‘日오염수 괴담’ 논란 - 노량진·종로 상인들 만나보니

“코로나 이어 日 오염수까지
장사하기가 왜 이리 힘든가”

“참치는 남태평양이 원산지
방사능과 상관없지만 타격”

“단기적으로 매출 40% 감소
민물생선 업종 변경 고민도”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표정엔 수심이 가득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논란 이후 손님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한 상인은 “아직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불안감이 너무 큰 것 같다”며 “코로나19에 이어 오염수 사태까지, 장사하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상인은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수산물 기피 현상이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상인들이 오히려 ‘일본산’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도미, 방어, 능성어, 전갱이 등 고급 어종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된다. 한 상인에게 일본산 줄돔 상태를 묻자 “민어가 제철이고, 광어나 우럭도 좋다”며 국산 양식 어류를 권할 정도였다.

일본이 최대 소비국인 참치를 취급하는 식당들까지 좌불안석이었다. 참치는 대부분 남태평양 등 원양산인데도 불똥이 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의 A참치 전문점 주인은 “손님들이 참치 원산지가 남태평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약간 꺼림칙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수산물 기피 현상이 사회적으로 확산하면 분명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맛집으로 통하는 B횟집 관계자는 “일부 단골손님이 ‘한동안 매장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논란이 번지면서 수산시장과 관련 요식업계에선 자칫 존폐 위기에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과학적 정보에 근거를 두지 않은 괴담·유언비어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수산물 포비아(공포증)’를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 135만 명의 자영업자가 가입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횟집에 영향이 있을까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에 “17일간 홀 손님들을 조사했는데, 100%가 오염수 방류 시 가게를 찾지 않겠다고 했다” “지금 횟집에서 업종 변경을 많이 하는데, 나도 민물 생선 요리로 바꾸려 한다” “단기적으로 매출이 30∼40%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런 불안 심리 때문에 수산·요식업계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활어를 판매하고 있는 60대 상인 주모 씨는 “오전 수협에서 직원들이 나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설명회를 열었는데, 우리를 설득하기보다는 손님 불안감을 없앨 과학적이고 더욱 객관적인 방안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 횟집 주인도 “손님들에게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설명해도 ‘일본산 아니냐’고 묻고는 발길을 돌린다”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넘어 중고거래 플랫폼까지 ‘소금 사재기’가 확산하고 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천일염 등 소금을 판매한다는 글이 수십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천일염 1포대(20㎏) 가격은 4만5000∼6만 원으로, 생산 현지 판매 가격인 2만∼3만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 일부 대형마트에선 1인당 1개로 소금 구매를 한정하고 있다.

최준영·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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