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추경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가계대출 한달새 2조 늘어
3월까지 줄다가 다시 증가

기업연체율 1.49%로 상승
고금리로 수익성 악화 영향

“인터넷은행, SVB사태 같은
뱅크런 가능성 매우 낮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규모가 올 1분기 소폭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다시 증가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완화 기대감에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가계부채가 4월부터 증가로 전환되고 있어서다.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 대출 모두 연체율 증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중장기적 금융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48.1로 7분기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FVI는 2021년 2분기(59.4) 이후 6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FVI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취약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3.1%로 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13분기 연속 200%를 상회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 및 대출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가계신용 증가율이 1.5%에 그치고, 기업신용 증가율도 7.5%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월부터 재개된 가계대출 증가세를 감안할 때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2분기에는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2조3000억 원, 5월 4조2000억 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연체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0.7%로 6개월 전보다 낮아졌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0.83%로 오히려 높아졌다. 한은은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연체차주의 58.8%는 취약차주이며, 이 중 39.5%는 연체잔액이 연소득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과 코로나19 정책 지원 축소로 한동안 연체율이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고금리에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도 1.49%로 6개월 전보다 높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기업의 부채비율은 82.9%로 지난해 말보다 올랐고, 이자보상배율은 5.1배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자영업자 연체율 역시 1.00%로 상승했다. 자영업자 연체위험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말 3.1%로 상승하고, 이 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대규모 예금 인출 및 은행 파산 사태가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지 따져본 결과,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예금자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예금 비중이 22.3%에 불과해 자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모바일 앱을 이용한 비대면 수신 규모가 지난해 3분기 이후 급증했고, 부정적 정보 확산 시 빠르게 예금이 인출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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