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선거권 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그런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면서 중국인 등의 투표권 폐지 추진 방침을 밝혔다. 헌법 제24조는 선거권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15조 2항 1호는 영주권 획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에게도 지방선거 선거권을 주도록 규정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8월에 법 개정이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선거권을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닌 사람에게 주는 것부터 문제다.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사실상 없는 이유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유럽연합(EU) 국가 출신, 영국도 영연방 국가 출신에게 투표권을 주지만, 상호주의를 적용할 뿐만 아니라 EU와 영연방이라는 공통의 울타리도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상호주의 없이 일방적으로 투표권을 인정하는 나라는 베네수엘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국회 답변을 통해 “해당국에 (한국인 영주권자의) 투표권이 없는데 상대 국민은 한국에서 투표권을 갖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이제라도 바로잡는 것이 당연하다.

해당 법률 입법 당시의 여당인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재일교포의 일본 내 참정권 확보를 압박한다는 명분으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식민지배 결과로 강제로 일본에 편입돼 정착한 재일동포와, 취업 등을 위해 1990년 대 이후 한국에 온 중국인은 차원이 다르다. 두 경우를 동렬에 놓는 것이야말로 역사 왜곡이다. 일본은 지금도 재일교포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중국인 선거권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시정이 더 시급해졌다. 2005년 국내 거주 외국인 영주권자는 67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2만6668명이고, 이 중 9만9969명이 중국 국적이다.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동연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8000여 표 차이로 겨우 이겼는데, 중국인들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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