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권순천(오른쪽) 쌍문복싱체육관 관장.   필자 제공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권순천(오른쪽) 쌍문복싱체육관 관장. 필자 제공


■ 고맙습니다 - 권순천 전 IBF플라이급 세계챔피언

1970∼80년대 불세출의 프로복서들이 활약했던 시기에 대한민국 프로복싱의 인기는 정말 하늘을 찔렀다. 그 당시에는 TV가 귀한 때라 세계 타이틀전이 열리는 날이면 TV가 있는 동네 만화 가게나 다방, 술집 등은 만원을 이루었다. 또 경기장은 관중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TV 앞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TV 속의 복싱 선수가 돼 함성을 지르는 등 그 열기가 실로 뜨거웠다. 그야말로 한국 프로복싱의 황금기였다. 특히 국민은 복싱을 통해 위안을 얻고 삶의 고단함을 잊기도 했다.

하지만 그토록 오랜 세월 국민과 애환을 함께해온 한국 프로복싱이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권순천 전 국제권투연맹(IBF) 플라이급 세계챔피언을 만났다. 그는 50년 동안 오로지 프로복싱의 외길을 걸어왔다. 지금도 음지에서 묵묵히 침체된 한국 프로복싱에 활력을 불어넣고 훌륭한 선수 양성을 위해 서울 강북구에서 쌍문복싱체육관을 운영하며 외롭게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 프로복싱은 1966년 고 김기수 선수가 국내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오른 뒤 43명의 세계 챔피언을 배출한 프로복싱 강국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20년 가까이 남자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한 채 그 맥이 끊어졌다. 이에 대해 권 관장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와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프로복싱 활성화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복싱체육관 운영마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나는 말없이 들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대화를 나누다가 2014년 대구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타이틀매치 전초전 경기장에서 만났던 사회복지시설 아이들의 소식을 물었다. 당시 지방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며 범죄를 저질렀던 중학생들과 그 경기를 같이 관람했었다. 그 중학생들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고 했다. 특히 권 관장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고도 했다.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됐다.

권 관장의 불우 아동과 비행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신도 어렵고 배고픈 시절을 겪어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청소년들에게 체육관비를 내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각종 범죄예방 활동 및 외국인 범죄예방 활동에도 앞장서는 등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게 보호받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에 진력해왔다.

권 관장은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에도 한국 프로복싱의 부활과 훌륭한 선수 양성 및 불우한 아동·청소년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다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범죄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음지에서 한국 프로복싱의 부활과 범죄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고 있는 권 관장에게 권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낌없는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그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행복,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문영호 ㈜ 천신CSK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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