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발간
“효율성만 강조 시민편익 소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받는 국책사업 규모가 지난해 10조5000억 원에서 올해 22조 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예타를 실시하지만 김포골드라인 사례처럼 재정 효율성만 강조해 시민 편익 측면이 제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기준 조정의 쟁점과 과제’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재정법에 근거해 1999년 도입된 예타 제도는 지난 24년간 대상사업의 기준이 우리나라의 경제·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묶여 있었으며, 이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면제된 사업의 수와 규모가 확대됐다. 국가재정법에 예타 대상사업이 적시돼 있지만 또 다른 항목에는 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예외조항도 존재한다. 국가재정법 제38조 제2항 제10호에는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예외 내용이 적시돼 있는데, 입법조사처는 이 표현이 “상당히 추상적이어서 예타 면제 여부가 행정부 재량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있고, 해석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같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이 같은 예외 조항으로 인해 정부와 여당이 결정만 내리면 언제든 예타 면제가 가능하다.

예타 면제사업의 총사업비는 2015년 1조4000억 원 규모에서 2019년 36조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2021년에는 10조5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22조 원으로 다시 증가한 상태다.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해 면제된 사업의 비중(전체 사업대비, 사업비 기준)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2017년에 9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2023년에는 63.3%를 차지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또 “현재 예타 제도의 운용이 효율성 측면만 강조돼 경제성 분석의 편익 항목이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포골드라인 경전철 문제를 거론하며 “측정 가능한 편익 중심으로 경제적 분석이 이뤄져 시장권 확대에 따른 효과, 인력 및 산업구조 개편 효과, 도시 기능 고도화와 집적경제 효과 등의 편익은 계량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