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 · 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우리. 일상사의 작은 부분을 드러내어 자신의 능력이나 자질을 보여주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은 사진이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보급으로 이제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넘쳐나는 사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차별화된 사진은 그 속에서도 언제나 큰 반향을 얻기 마련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원근법을 이용한 착시 사진이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에서 하트 모양으로 땅을 파서 카메라를 놓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인천 송도의 포스코 타워는 아이스크림 ‘더위사냥’을 닮은 빌딩이라는 이유로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각자의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기념 촬영을 하곤 한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사진이 공유되면 SNS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되고 사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음식점, 카페 등 창업 시 포토스폿을 꾸미는 것은 당연히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사진 전문가의 영역에서도 원근법 등을 활용한 재밌는 착시 사진은 높은 점수를 받는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올해의 사진으로 뽑힌 ‘이동하는 얼룩말 무리의 검은 그림자 사진’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사진으로 둔갑해 지금까지도 회자 된다. 최근 인상 깊게 본, 브라질 한 사진작가가 3년을 고군분투해 찍은 보름달을 양손으로 들어 올린 예수상 사진 또한 비슷한 예이다. 국내에서도 2014년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특전사의 모습을 달 위를 걷는 듯한 재치있는 사진으로 찍은 이가 제50회 한국보도사진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 촬영노트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서울 종로구 리모델링 현장에서 발견한 대형 크레인 뒤로 태양의 모습을 담았다. 흡사 뽑기 기계에서 인형을 낚은 것처럼 태양을 들어 올린 듯한 모습이다. 발상의 전환은 언제나 일상 속에서 웃음을 짓게 만든다. 기중기가 감히 태양을 낚았으니 말이다.
윤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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