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병 전 한나라당 의원 비서실장으로 내정…정무기능 강화 포석?
4급 이상 간부 인사 7월 6일로 연기…“특정 학교·기수가 요직 싹쓸이” 정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공무원 출신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권 인사로 돌연 바꾸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시 행정국이 올 하반기 4급 이상 간부들의 전보 발령일을 기존 공지한 시기보다 6일 늦추기로 해 비서실장 교체와 맞물려 큰 폭의 간부인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시와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 시장은 시 고위 공무원인 구종원 현 비서실장 후임으로 현경병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내정하고 임용 절차를 밟고 있다. 현 전 의원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노원갑에서 18대 (2008년~2012년)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오 시장이 출마했을 때 도운 인연으로, 2021년 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 시장 선대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오 시장 캠프에 합류해 비서실장을 지냈다. 국민의힘 노원갑 당협위원장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정인에 대한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비서실장이 외부에서 오는건 맞다”며 “앞으로 신원조회와 인사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국회의원 출신 비서실장이 오는 것에 대해 시 내부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선 8기 2년 차를 맞는 오 시장이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비서실의 정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공직·여의도 정치권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현 전 의원이 적임자라는 호평도 나온다. 실제로 현 전 의원은 2021년 4월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복귀했을 때부터 정무부시장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오 시장 측 한 관계자는 “현 전 의원은 오 시장과 인연이 깊은 데다 친화력·업무 추진력이 탁월한 인물”이라며 “본인이 정부 부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공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비서실장 내정에 대해 “현 전 의원이 원했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한 현 전 의원 입장에선 지역 주민들에게 뭔가 어필할 수 있는 ‘스펙’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총선 출마를 못 하더라도 서울시 정무라인의 맏형으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어 본인에겐 나쁠 것 없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행정국은 21일 오후 늦게 ‘올 하반기 4급 이상 전보 일정을 부득이하게 변경하게 됐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하며 발령 일자를 기존 7월 1일에서 7월 6일로 연기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7월 5일까지 시의회 319회 정례회가 예정돼 있어 의회 업무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전 의원이 새롭게 비서실장으로 오게 되면서 구종원 현 비서실장의 전보 요인이 생겼고, 이에 따라 고위 간부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아직 구 실장의 향후 보직에 대한 서울시의 구체적 언급은 없지만, 전임 비서실장인 정상훈 현 행정국장이 비서실장에서 행정국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행정국장으로 이동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럴 경우 정 국장은 실장급 요직으로 전보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다. 구 실장과 정 국장은 모두 오 시장의 수행비서 출신으로 비서실장 근무 중에 3급에서 2급으로 승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한 시 고위 공무원은 “현재 시 내부에 특정 학교 출신과 특정 고시 기수가 요직을 독식하는 것에 대한 반대 정서가 적지 않다”며 “비서실장 출신들의 인사에 따라 ‘요직 싹쓸이 논란’이 또 불거질텐데 오 시장이 무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5급 공무원 승진시험 문제 유출 의혹’으로 책임론이 제기된 인재개발원과, 직전 총책임자가 산하기관장으로 가면서 ‘상왕 논란’속에 갈피를 못 잡는 도시교통실도 혼란 수습과 현안 대응을 위해 국장급 간부 전보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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