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불가
작년 7곳서 15곳으로 2배 증가

카드사는 500점이하 취급 안해
카드론 평균금리도 14%로 올라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까 우려


건전성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저축은행과 카드업계가 신용대출 공급을 줄이면서 저신용자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금융 당국이 불법사금융 주의보를 내렸지만 돈을 빌릴 곳이 없는 저신용자들은 위험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개인 신용대출을 월간 3억 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31곳 가운데 15곳은 신용점수가 600점 이하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 미취급 저축은행은 1년 전(7곳)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늘었고, 전월에 비해서도 4곳 증가했다. 개인 신용대출 3억 원 이상 취급 저축은행 수도 1년 전(34곳)보다 줄었다.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낮아진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7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의 조달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 대출 기준을 더 조이고 있다. 올 1분기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말(3.4%)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대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저신용자를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대출이 보수적으로 나가고 있다”며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가 끝나는 연말쯤에야 대출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사 역시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5월 말 7개 주요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중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카드론을 취급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들 카드사는 신용점수 501~600점 구간에 대해 16.65~19.90%의 금리를 적용했다. 7개 전업카드사의 5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2%로 지난달보다 높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이 늘어나면서 평균 금리가 높아진 것”이라며 “저축은행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정부의 저금리 서민금융 상품을 사칭한 불법광고마저 늘어나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지만 저신용자 ‘대출 절벽’이 지속되면서 불법사금융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자 중 ‘불법업자인 것을 알고 돈을 빌렸다’고 답한 비율은 77.5%로 전년 대비 20.1%포인트 급증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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