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 스토리 - 취임 5주년 구광모 LG회장

꼼꼼한 전략 과감한 추진
일방적 지시보다는 토론
실무자에 전문가급 질문도
현장선 지지·응원 안아껴


오는 29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에 대해 재계에서 ‘꼼꼼함’과 ‘과감함’을 동시에 갖춘 리더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사업을 착수하기 전에는 다양한 요인을 검토하지만, 확신을 갖고 의사 결정을 내린 후에는 속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올해 5월 기준 자산총액은 171조2440억 원으로, 구 회장 취임 전인 2018년 123조1350억 원 대비 39.1% 늘었다. 계열사 수는 70개에서 LX그룹 계열 분리로 인해 63개로 줄었지만, LG전자와 LG화학 등 7개 상장사의 매출은 2019년 138조 원에서 지난해 190조 원으로 37.7% 늘었다. 영업이익은 4조6000억 원에서 8조2200억 원으로 77.4% 증가했다.

이는 구 회장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을 개선하고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가능했다는 게 그룹과 재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회장’이라는 직위가 아닌 ‘대표’라는 직책으로 불러달라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대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등 인재·고객가치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에서다. 이에 맞춰 자신은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상 및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에 집중하고, 계열사 CEO는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 실행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구분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지주사가 계열사의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않도록 대표로서의 역할을 늘 고민하고 있다”며 “계열사 현장을 방문하면 늘 빼놓지 않고 ‘사업을 진행할 때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는지 가감 없이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묻곤 한다”고 전했다.

특히 취임 후에는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회의체나 모임을 형식보다는 실용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꾸고, 보고와 회의 문화를 개선했다. 구 대표 취임 후 LG의 최고경영진 회의 풍경이 임원들이 모여 보고를 하고 경영 메시지를 전달받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회의 때마다 상황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토론 중심의 회의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에서는 전문가 수준의 깊이 있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종종 실무자들이 당황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나 형식과 격식을 중시하지 않는 스타일답게 취임 5주년도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전망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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