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추진해 또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유공자법은 기존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민주화운동 관련자 9844명 가운데 다치거나 죽거나 행방불명된 829명을 ‘민주유공자’로 지정, 예우하자는 법안이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2020년에 발의해 지난 5월 16일 심의 이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런데 이 법안대로 하면 북한과 연계를 시도한 의혹이 있는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준비위원회 사건 2명, ‘프락치’로 의심된다며 무고한 시민을 감금·폭행·고문한 1984년 서울대 학생회 간부 사건 1명, 학생들이 불법 감금한 전투경찰을 구출하려고 들어간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져 7명을 사망케 한 1989년 부산 동의대 사건 1명도 민주화 유공자로 지정돼 가족까지 혜택을 보게 된다. 기가 막힐 일이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구현하고자 했던 민주화운동에 전면 역행하는 일이다. 나아가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은 1회성이나, 유공자가 되면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교육·취업·의료·대부·교통 등에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
이미 남민전 사건 50명, 동의대 사건 52명, 서울대 고문 사건 5명 등은 9844명에 들었고, 그중 4988명에게 국민 세금으로 지급된 보상금·생활지원금만 1169억 원이다. 민주유공자법으로 민주화 유공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각종 혜택에 들어가는 예산은 추가로 연평균 11억5800만 원이나 된다고 한다. 민주당은 민주유공자법이 ‘운동권 셀프 특혜’라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민주화 유공자라는 명예 자체가 중요한 만큼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다 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의료비 지원 등만 남기고 혜택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부가 829명 유공자 선정 논의에 필요한 대상자 기록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했지만,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한다. 민주화운동은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자랑스러운 일인데 숨긴다는 것은 법의 취지는 물론 상식에 반한다. 명예 자체가 중요하다는 민주당의 입장과도 안 맞는다. 그리고 그 명단을 아는 것은 세금을 낸 국민의 당연한 권리다. 5·18민주화운동특별법에서 일으킨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다. 민주유공자는 물론 민주화보상법의 1회성 수혜자 명단도 전면 공개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과거사 정리 작업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또 투명하고 균형 있게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엊그제 6·25 북한 남침 73주년을 맞기까지 북한군과 빨치산 만행에 초점을 맞춰 민간인과 군경에 대한 명예 회복과 보상을 규정한 법률은 없었다. 민주화운동은 물론 제주4·3부터 여순·노근리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특별법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정부 책임을 따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금 많은 6·25 참전 용사가 사회 전반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는 등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이들이 국가에서 받는 참전수당은 월 39만 원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채 10만 원이 되지 않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부조리 해결이 선행되지 않은 민주유공자법은 진정한 민주화 유공자를 욕되게 할 뿐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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