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약속받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간업자 김만배 씨가 검찰에서 “박 전 특검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 5억 원을 빌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장동 업자들과 밀착한 박 전 특검도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 씨가 박 전 특검으로부터 빌린 5억 원이 향후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인 50억 원을 지급하기 위한 보증금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2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김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5억 원을 빌린 이유와 함께 “박 전 특검이 사업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5억 원을 (박 전 특검으로부터)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씨는 주변에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성남의뜰·화천대유 뒷배가 박 전 특검이라고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씨는 박 전 특검 체면을 위해 일부러 5억 원을 빌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을 납부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씨는 스스로 5억 원을 내지 못 할 만큼 자금 사정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김 씨는 박 전 특검에게 50억 원을 약속하고 컨소시엄 참여·PF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수사팀은 김 씨가 박 전 특검으로부터 돈 5억 원을 빌려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을 납부해 자신들과 밀착하게 만들고, 사업 성공으로 수익을 배분받으면 50억 원을 지급하려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장동 개발업자·은행권 관계자들도 조사 과정에서 “2015년 3월 27일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김 씨가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 5억 원은 박 전 특검이 낼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 사업 정점이고 화천대유 사업을 뒤에서 모두 봐주고 계신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사팀은 박 전 특검이 수사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파손하는 등 증거인멸을 했다는 정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유섭·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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