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약속받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간업자 김만배 씨가 검찰에서 “박 전 특검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 5억 원을 빌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장동 업자들과 밀착한 박 전 특검도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 씨가 박 전 특검으로부터 빌린 5억 원이 향후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인 50억 원을 지급하기 위한 보증금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2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김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5억 원을 빌린 이유와 함께 “박 전 특검이 사업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5억 원을 (박 전 특검으로부터)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씨는 주변에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성남의뜰·화천대유 뒷배가 박 전 특검이라고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씨는 박 전 특검 체면을 위해 일부러 5억 원을 빌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을 납부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씨는 스스로 5억 원을 내지 못 할 만큼 자금 사정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김 씨는 박 전 특검에게 50억 원을 약속하고 컨소시엄 참여·PF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수사팀은 김 씨가 박 전 특검으로부터 돈 5억 원을 빌려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을 납부해 자신들과 밀착하게 만들고, 사업 성공으로 수익을 배분받으면 50억 원을 지급하려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장동 개발업자·은행권 관계자들도 조사 과정에서 “2015년 3월 27일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김 씨가 ‘사업협약 체결 보증금 5억 원은 박 전 특검이 낼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 사업 정점이고 화천대유 사업을 뒤에서 모두 봐주고 계신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사팀은 박 전 특검이 수사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파손하는 등 증거인멸을 했다는 정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유섭·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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