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금동명 NH농협은행 공공금융부문 부행장

요즘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 같은 절약과 관련한 신조어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은 물론 서민들의 생활이 그만큼 빠듯해졌다는 적신호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앞다퉈 물가안정과 서민생활 안정 정책을 내놓긴 하지만, 반영 시기가 오래 걸려서인지 피부에 확 와 닿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만, 최근 일반 시민이자 은행 임원으로서 체감되는 행정안전부의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개선 사례가 있어 한번 소개해본다.

우리가 차를 살 때 보통 차량 판매 딜러가 차량등록 및 제세공과금 납부 서비스를 해준다. 그래서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것이 지하철채권으로 알려진 도시철도채권이나 지역개발채권을 차량 구입 시 같이 사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이 지방자치단체에 자동차를 등록하거나, 특정한 인허가를 받거나, 자치단체와 공사·용역·물품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채권들이다.

필자는 과거 은행 영업점에 근무할 때 고객들이 직접 자동차를 등록하기 위해 차량등록사업소를 방문하면서 이런 채권을 구매하는 경우를 보았다. 자주 접하는 업무가 아니어서 사회 초년생들이나 어르신들이 서툴러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바쁜 업장을 잠시 비우고 서둘러 처리하고 가는 소상공인들의 뒷모습을 보면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런데, 올해 일반 국민과 소상공인 등을 위해 행안부는 도시철도채권과 지역개발채권 제도를 개선해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자가용 운전자로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이 1600㏄ 미만 비영업용 승용차를 등록할 때 채권매입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이런 제도개선은 자동차 등록시간을 단축해 관련 민원이 감소했다. 특히, 면제 대상 고객들은 기분 좋게 돌아가는 효과를 낳았으며, 우리 은행 직원들도 지역개발채권에 대한 문의가 줄어 다른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도 의무적으로 채권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경감됐다. 지자체와 2000만 원 미만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지역개발채권을 사지 않아도 된다. 채권 매입 면제뿐만 아니라, 올해 1월 1일부터 지역개발채권과 도시철도채권의 표면금리를 1.05%에서 2.5%로 인상한 것도 호응이 좋다. 지난해 금리 급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여 채권을 매도할 때 할인 비용이 커짐에 따라 고객 불만이 많았다. 이번에 표면금리를 인상해 국민의 매도할인 비용이 크게 줄었다. 또한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채권상환 제도는 금융기관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졌고, 채권 매입 시 상환받을 계좌를 등록하면 만기에 자동으로 상환금이 입금된다.

거창한 정책보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이 국민으로서 너무 마음에 든다. 이번 행안부의 제도개선 사례처럼 생업으로 바쁜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불편함을 없애고 불필요한 제도는 과감하게 개선해 주는 정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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