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정영훈(29)·정다영(여·29) 부부

그때 그 시절, ‘반팅’을 기억하시나요? 저(다영)와 남편은 바로 그 반팅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반팅은 같은 반 친구끼리 다른 반 친구들과 소개팅을 하는 걸 말하는데요. 여고에 다니던 저는 바로 옆의 남고 학생들과 대구의 한 공원에서 모였습니다. 8:8 미팅이었죠.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그 안에서 무리를 나눠 놀았는데, 남편과 저는 같은 무리에 속하게 됐어요. 남편은 까만 피부에 마르고 안경을 낀, 정말 꾸밀 줄 모르고 운동만 할 것 같은 인상이었어요.

남편의 반전 매력은 노래방에서 알 수 있었죠. 노래를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때 호감을 느꼈고, 남편 역시 같은 마음이었대요. 주선자에게 남편이 제 번호를 물어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습니다.

연락을 시작한 지 5일 만에 연인이 됐어요. 남편의 고백을 받고 사귀었는데, 본인과 결이 같으면서도 털털한 매력이 좋았대요. 연인이 된 후에 남편은 저에게 정말 잘해주었어요. 늘 배려하고, 저에게 져주려고 노력했죠. 제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는데 항상 잘 따라와 줬어요.

남편이 입대한 후에는 위기도 찾아왔어요. 같은 동네에 살아 거의 매일 만났는데, 남편이 군대에 가니 그럴 수가 없었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그럴 때마다 손편지를 써 보냈는데, 그 덕분에 남편이 훈련소에 있는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손편지를 받았대요.

저희는 지난해 11월 부부가 됐습니다. 고등학생 때 만난 우리가 부부가 되어 한집에 산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신기합니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빨리 가는지 아쉬울 정도예요. 저희 부부는 둘 다 아기를 좋아해서, 우리 2세도 얼른 만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천천히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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