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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친한 학부모인데 굉장히 훌륭한 분인 건 알지만, 제 삶에 대해 지적을 너무 많이 해요. 본인은 열심히 살지 않으면서 ‘내로남불’로 충고만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면서 투자도 열심히 하고, 교육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엄격한 만큼 타인에게도 엄격합니다. “자산이 많은 나도 이렇게 아껴 쓰는데 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릴 적 부모와 가는 해외여행은 다 쓸모없다” “성장호르몬은 소용이 없고 구기운동을 시켜라”라는 말씀이 다 맞는데요.

그분 얘기가 옳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비난을 들으니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분과 관계를 지속하는 게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고, 제가 엄마로서 자격이 부족하고 열심히 살지 않는다는 패배감도 자꾸 심해져요. 제가 현실을 외면하고 안주하는 것 같아서 이런 점을 고치고 싶어요.

좋은 정보 선별할 줄 아는 능력 길러야 정신건강 유지

▶▶ 솔루션


자기 발전을 위해 힘쓰는 데다가 주변 사람들도 잘되라고 솔직하게 충고를 해주는 분이 곁에 계신 것 같네요. 한동안 힐링 열풍이 불면서, 최초의 의도가 변질돼 현실을 외면하고 사회 시스템만 탓하는 ‘가짜 위로’가 유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무조건 “지금 괜찮아” “잘될 거야”란 태도를 지닌다고 우리가 잘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무한 긍정’을 넘어 솔직하게 충고할 수 있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며, 낙관주의와 현실주의가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꿈을 꾸면서도 현실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모든 것은 처음의 의도가 변질됐을 때 문제가 됩니다. 솔직함을 가장해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것, 과도한 간섭 등을 합리화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뼈 때리는 충고라고 하는데 누구나 뼈를 맞아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칭찬과 격려로 발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부분이 서로 맞을 때 더욱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잔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깨달을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회를 뺏길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 삶의 방식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잘 주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아무래도 타인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본인의 가치관이 훌륭한 밑바탕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도 잘 들어가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인공위성이나 희귀생물처럼 정보를 얻기 어려운 분야도 아니고, 교육이나 투자처럼 정보가 많은 분야라면 굳이 한 사람에게 의존해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정보가 많은 분야일수록 정보를 얻는 능력보다 좋은 정보를 찾아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선별하는 과정이 중요하고요. 그러기 위해서 비난이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를 위해 스스로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특정인에게 의존하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생겨야 그 사람의 말을 걸러 듣고 나의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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