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법정내부. 연합뉴스
법원 법정내부. 연합뉴스


이혼한 엄마가 면접 교섭 기간이 종료됐는데도, 어린 딸을 양육권자인 친부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다가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1단독 정의정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3일 면접 교섭 종료 시각인 오후 6시가 지났는데도 딸 B(5) 양을 장기간 친부에게 돌려보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미성년자약취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범죄다.

A 씨는 지난 2019년 이혼하면서 친권과 양육권을 상실했다. A 씨는 광주가정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B 양에 대한 면접 교섭권을 인정받았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3일 면접 종료 시각 25분 전 친부에게 ‘B 양이 물고기 보고 싶다 해서 여수 왔다, 내일 간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A 씨는 ‘다음 날 집에 데려다주라’는 친부의 요청도 거절했다.

친부는 다음 날 A 씨 집에 찾아가 실랑이를 벌였다. 친부는 ‘이번 주까지 엄마(A 씨)와 있겠다’는 B 양의 의사를 존중해 귀가했다. 친부는 일주일이 지나도 B 양을 인도하자 결국 A 씨를 고소했다. 이어 지난 1월 유아 인도 심판 청구를 제기해 지난 3월 B 양을 만날 수 있었다.

A 씨는 ‘자신과 함께 있고 싶다는 의사에 따라 B 양을 돌봤다. 친부와 채팅앱으로 연락을 이어왔다. 약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장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고소당한 직후 분노가 담긴 문자를 친부에게 보낸 점,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가정법원 결정에도 A 씨가 면접 교섭 종료 이후 5개월가량 B 양의 인도를 거부한 점, 면접교섭권 행사 시점을 제외하고 A 씨가 B 양의 양육권자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약취 고의성과 B 양의 복리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어 "A 씨가 ‘통화하기 싫단다’라며 일방적으로 딸의 의사를 전달하면서 친부와 연락을 차단한 점, 사리 변별 능력이 미숙한 유아인 B 양이 기존 보호 관계로부터 이탈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A 씨가 B 양을 친부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지배 아래에 두기 위한 목적으로 데려다주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A 씨가 범행의 책임을 친부에게 돌리고 있는 상황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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